[비즈니스포스트] 허윤홍 GS건설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전면에 나서 오너4세 체제를 본격화하면서 조직 세대교체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GS건설은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주력인 주택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 등에 타격을 입으면서 성장동력이 둔화하고 있어 내부혁신을 통한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 허윤홍 GS건설 최고경영자(CEO)가 조직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30일 GS건설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누적 신규수주 실적이 5조7050억 원으로 지난해(10조5430억 원)와 비교해 45.8% 감소했다. 도시정비와 자체사업 등 주택부문 신규수주는 3조2530억 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62.6% 줄었다.
올해 주택부동산 경기침체로 도시정비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기는 했다. 하지만 GS건설은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로 장기간 영업정지 처분 등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상황이 더 좋지 않아 보인다.
허윤홍 사장은 최고경영자에 선임된 뒤 사내 조직원들에게 사업재편과 조직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이를 위한 조직 내부 변화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40대 중반의 젊은 오너가 수장으로 등판하면서 회사의 주요 사업본부 곳곳에 40대 젊은 임원들을 배치하고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 20여 명을 교체하는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10월13일 인사에서 승진한 서아란 신임 상무보는 인적쇄신과 조직문화 혁신 의지를 보여주는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서아란 상무보는 1983년생으로 2006년 GS건설에 입사 해 조직개발팀을 거쳐 GS그룹의 혁신조직인 ‘52g(오픈이노베이션 GS)’에서 활동했다. 그 뒤 GS건설 신사업부문 넥서스팀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번 상무보 승진과 함께 GS건설의 DX/CX 혁신담당으로 발탁됐다.
서아란 상무보는 GS건설 경영혁신과 주택시장 이미지 회복 등 고객관리부분에서 역할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DX/CX 혁신담당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조직 내부 업무방식과 현장관리 등 경영 전반의 디지털전환(DX)과 고객경험(CX) 혁신을 통한 자이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회복 등 부분의 전략기획과 운영 등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아란 상무보는 52g 활동과 조직개발팀, 신사업조직을 거치면서 조직인력개발과 업무방식 혁신 관련분야 경험을 쌓았다. 2021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GS그룹의 52g는 GS건설을 비롯한 각 계열사 전담 직원 30명과 IT, UX,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모바일 등 분야 개발자 등이 모인 조직이다.
52g 팀블로그 글에 따르면 서아란 상무보 등 GS건설 멤버들은 52g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건설현장 업무기록 및 관리 강화에서 나아가 각 현장의 특성을 반영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 방안 연구 등에 참여했다.
서아란 상무보는 조직개발팀에서 근무하던 2021년 10월에는 채용 플랫폼 원티드 ‘HRD 세션’에서 고객경험, 고객관점의 디지털전환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서 상무보는 “디지털 도구들은 비대면 학습이나 재택근무 도구로 기능도 중요하지만 고객수요를 예측하기 위해 반드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GS건설은 허 사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유영민 경영전략그룹장, 기노현 프리패브사업그룹장, 김병수 주택영업2담당, 김응재 호주인프라수행담당 등 40대 젊은 임원을 조직 곳곳에 배치했다. 내부승진 및 외부영입을 통한 젊은 임원으로 과감한 세대교체 기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13일 조직개편 단행 보도자료에서 "인적 쇄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 전사적 품질향상을 통해 더욱 안정화된 국내외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GS건설은 10월13일 2022년보다 3배 많은 17명의 신임 상무를 선임하고 20여 명의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인적 쇄신과 대비되는 안정화된 국내외 사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기존 임원의 역할을 주목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본부장급 집행임원 대거 교체 등 변화 속에서 자리를 지킨 구본삼 조달본부장 상무가 대표적이다.
구 본부장은 1968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GS건설 재무회계팀으로 입사해 27년여 동안 GS건설에서 일해 온 ‘베테랑’ 임원이다.
구 본부장은 GS건설에서 경영혁신팀, 원가혁신팀, 환경사업담당 등을 두루 거친 뒤 2020년 연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면서 외주구매 등을 담당하는 조달본부장에 올랐다.
구 본부장은 원자재값 상승 등 어려운 업황에서 검단아파트 사고로 수주경쟁력에 타격을 입은 GS건설에서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또 GS건설에서 오랫동안 여러 부서를 거치면서 경력을 쌓아온 만큼 허 사장의 안정적 경영관리 등을 보좌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올해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뒤 처음으로 나선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새로운 각오를 보인 ‘올 뉴 자이’와 함께 파격적 공사비를 제시했다. GS건설은 가락프라자 재건축 공사비로 3.3㎡당 718만 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780만 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경쟁자 현대엔지니어링은 3.3㎡당 공사비로 780만 원을 제안했다.
GS건설 건축주택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14.2%에서 올해 3분기 누적 0.7%로 내려갔다. 전체 국내사업 매출총이익률도 1.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9%과 비교해 급감했다.
GS건설은 2023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검단아파트 재시공과 보상 관련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손실 1950억 원을 보고 있다.
허 사장도 최고경영자에 선임된 20일 사내 게시판 서면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재편을 통한 위기극복과 조직개혁을 강조했다.
허 사장은 “최근 불미스러운 사고와 경영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GS건설은 창사 이래 어느 때보다 도전적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명확히 재편하고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유연한 근무태도 도입 등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1979년생으로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아들이다. 2005년 GS건설에 합류해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2019년 12월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사장은 2023년 미래혁신대표 사장에 올랐고 10월20일 GS건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