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주택시장이 고금리에 영향을 받아 4분기 추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주택시장발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모기지금리(30년 고정금리 기준)가 10월18일 기준으로 8%를 기록했다"며 "미국 주택시장이 고금리 영향에 4분기 추가 둔화될 수 있지만 주택시장발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 미국 주택시장이 고금리 악영향에 4분기 추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연합뉴스> |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5%선에 다가서며 모기지 금리는 8%를 기록했다.
류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모기지 금리 고점은 6.5%였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긴축(QT)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모기지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19일(현지시각) 모기지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넘어섰다.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주택시장지수는 40선까지 하락했다. 주택시장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주택 건설 업황의 악화와 개선을 가늠한다.
류 연구원은 미국 주택시장이 현재 고금리에 따른 수요 훼손과 고금리가 촉발한 공급 부족 문제가 동시에 작용해 경기 부진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요인이 더해져 주택시장의 추가 둔화도 전망됐다.
4분기는 가을학기가 이미 시작되어 자녀가 있는 가구가 이사를 가장 피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추운 날씨 또한 이사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계절적 비수기로 알려졌다.
류 연구원은 “고용 둔화, 고유가, 고금리가 작용하는 4분기에 주택시장 경기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주택시장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시장 추가 둔화 가능성이 금융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류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 대출 심사가 엄격해짐에 따라 고신용등급자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 최근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모기지 대출 대부분이 고정금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시장이 양호한 가운데 집 소유자의 상당수가 이미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급하게 처분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다”며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이 주택시장발 금융위기가 촉발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