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구자영의 '탈정유 전략'은 언제 빛보나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7-25 17:16:11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구자영의 '탈정유 전략'은 언제 빛보나  
▲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정유사업 부문이 2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낸 데다 신사업이 아직 본격화되지 못한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의 ‘탈정유화’를 꾸준히 추진해온 구자영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매출액 16조4937억 원에 영업손실 503억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매출은 직전분기보다 2.3%, 지난해 2분기보다 2.1% 줄어들었다. 세전이익의 경우 직전분기보다 95.6%, 지난해 2분기보다 97.5%나 줄어들었지만 82억 원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흑자를 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직전분기보다 2760억 원,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4452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241억 원의 적자를 낸 뒤 올해 1분기 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또 다시 두 분기 만에 적자를 냈다.

당초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 평균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6조785억 원에 영업이익 1031억 원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SK이노베이션 실적 끌어내린 정유사업

SK이노베이션 실적악화의 주범은 정유사업이었다.

정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에너지는 매출액 12조2040억 원에 영업손실 2149억 원을 기록하며 SK이노베이션 적자전환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분기보다 2499억 원, 지난해 2분기보다 2536억 원 줄어들었다.

정유사업이 큰 손실을 낸 데 대해 차성근 SK이노베이션 재무실장은 “정제마진 약세와 환율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 실장은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환율변동에 따른 손익은 대부분 정유사업과 관련되는 데 2분기 원화강세 여파로 입은 환차손만 1050억 원”이라며 “다만 외화부채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660억 원의 환차익이 들어와 손실이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장우석 SK에너지 경영기획 실장은 “디젤 정제마진의 경우 1분기 배럴당 17달러였는데 2분기 12달러로 떨어졌다”며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와 주요 수입국들이 보조금을 축소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사업도 저조한 실적을 냈다. SK종합화학은 2분기 매출액 3조2611억 원에 영업이익 510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39.6%, 지난해 2분기보다 무려 77.2%나 줄었다.

◆ 구자영의 ‘탈정유’ 아직 성과는 미미

정유사업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세계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수익성도 감소해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정유업체들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경쟁사인 에쓰오일도 2분기 54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 때문에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2011년 SK이노베이션을 맡은 이후 ‘탈 정유화’ 전략을 펼쳤다. 계속 정유사업에만 집중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직면한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신사업은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2차전지사업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중국 베이징전공, 베이징기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2017년까지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구 부회장의 목표다.

해외 석유개발도 구 부회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세계 15개국에서 총 22개 석유 생산광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석유 생산광구 2곳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게 됐다.

하지만 구 부회장의 탈정유 전략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정유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2분기 전체 매출에서 정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4%나 된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어 이번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 공략에 나선다. 하지만 전기차 대중화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정유사업을 빠르게 대체하기 어려워 보인다.

구 부회장이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은 석유개발사업이 성장한 점이다. 석유개발사업은 매출액 2289억 원에 영업이익 1127억 원을 거둬 무려 49.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직전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1억 원과 82억 원 늘었다.

구 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본격화하는 것이 시급해졌다.

최신기사

"SK그룹 베트남 이멕스팜 지분 65% 매도 고려" 외신 보도, 큰 폭 차익 가능성
비트코인 시세 10만 달러 안팎 '박스권' 가능성, 장기 투자자 매도세 힘 실려
테슬라 사이버트럭 중국 출시 가능성, 현지 당국에서 에너지 소비평가 획득 
GM '로보택시 중단'에 증권가 평가 긍정적, 투자 부담에 주주들 불안 커져
챗GPT 오전 내내 접속장애 "아이폰 GPT 탑재로 사용자 급증이 원인 가능성"
엑손모빌 천연가스 발전소 신설해 전력산업 첫 진출, 데이터센터에 공급 목적
[엠브레인퍼블릭] 국민 78% "윤석열 탄핵해야", 차기대권 후보 적합도 이재명 37%..
중국 반도체 수입과 수출액 모두 대폭 늘어, 미국 규제 대응해 '투트랙' 전략
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보고서 불법인용 의혹'에 "규정 절차 지켜"
한화투자 "한국타이어 목표주가 상향, 올해 이어 내년도 호실적 전망"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