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는 9월 한 달 동안 중국에서 7만407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9% 감소한 수치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린강지구에 자리한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9월26일자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의 9월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에서 9월에 순수 전기차(BEV)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 넘게 팔리며 테슬라의 줄어든 판매고와 대비를 이뤘다.
한 중국 전기차 기업은 차량 1대를 팔 때마다 5천만 원 가까이 손실을 보는데도 중국 당국의 지원을 받으며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정부와 긴밀히 협업하는 한 테슬라의 중국시장 경쟁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로이터와 뉴욕타임스등 외신을 종합하면 테슬라는 2023년 9월에 중국에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9% 감소한 7만4073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했다.
주력 판매차종인 모델3와 모델Y의 9월 판매량은 8월보다 12% 떨어졌다.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3의 부분변경을 위해 상하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생산라인을 교체하다보니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에서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0% 가까이 늘어났다.
중국 승용차협회(CPCA)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9월 한 달 동안 팔린 순수전기차(BEV)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한 50여만 대다.
테슬라 외의 다른 업체들 판매고가 전반적으로 늘어 테슬라의 9월 기준 중국시장 점유율은 1년 전보다 낮아졌다.
로이터는 “테슬라의 3분기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89%”이라며 “1년 전보다 0.04% 포인트 그리고 2분기와 비교하면 3.09% 포인트 점유율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중국시장 판매 하락세는 9월에만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의 재정 지원을 받아온 전기차 업체들이 생산 공정을 꾸준히 개선해 테슬라 등 다른 국가의 기업들을 위협할 만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 중국에서 9월에 팔린 전기차 물량은 1년 전보다 9.4% 늘었다. 테슬라의 판매가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사진은 9월11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 항구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BYD 차량들의 모습. <연합뉴스> |
뉴욕타임스는
5일자 기사를 통해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Nio)’의 사례를 조명했다.
니오는 차량 1대를 판매할 때마다 3만5천 달러(약 4690만 원)의 손실을 보는데도 전기차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니오가 전기차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중국 지방 정부와 국영은행의 재정 지원에 있다.
허페이(合肥)시 등 중국의 지방 정부들은 2020년 니오가 자금 압박을 받자 10억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투입해서 24.1%의 지분을 확보했었다. 중국 국영은행 또한 별도로 16억 달러(약 2조1600억 원)를 지원했다.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아 공장 자동화 등 기술 개발에 성공한 니오는 9월에 전년 대비 40% 이상 판매량을 늘리는 성과를 냈다.
자동차 전문 분석가인 마이클 던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니오의 새 전기 모터 공장이 보여주듯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생산 설비는 세계에서 가장 자동화됐다”며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오히려 중국에서 자동화 설비를 사와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2023년 들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량 등 신에너지차(NEV)에 구매 보조금을 폐지했다.
반면 지방 정부들은 취득세 면제 등 방식으로 전기차 수요 확대에 힘쓰고 있어 기업 지원책은 앞으로도 더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BYD(비야디)의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에서의 직간접적 지원에 힘입어 테슬라를 뛰어 넘었다.
중국 승용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BYD가 9월 중국에서 판매한 순수전기차는 테슬라보다 2배가 넘는 15만1193대다.
세계 판매량을 따져봐도 BYD는 2023년 상반기에 테슬라보다 약 40여만 대나 많은 양의 전기차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니오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한다”고 해설했다.
결국 중국이 국가 정책적으로 전기차 업체들을 지원하는 방침이 테슬라의 중국 판매에 중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한국시각으로 19일 오전 6시30분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중국에서의 판매 감소가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이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극심한 경쟁으로 파산하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나온다는 점은 향후 테슬라의 중국 사업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