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내년부터 도입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국제회계기준(IFRS)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과 관련해 기업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1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KSSB·ISSB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세미나’를 개최했다. KSSB는 ISSB에서 제시한 지속가능성공시기준의 한국어 번역과 한국에 적용할 기준의 조정 등을 담당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일반 요구사항(S1)’과 ‘기후 관련 공시(S2)’를 중심으로 설명이 진행됐다. 여기서 S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를 뜻한다.

투자자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시에서 S1은 사회와 지배구조(거버넌스)를, S2는 환경정보를 주로 담는다.

이유진 한국회계기준원 선임연구원은 “ISSB는 S1을 만들면서 기업의 현금흐름과 자본조달이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과 기회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며 “S1 기준서는 청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목적에 충실한 정보를 표현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주요 청자인 투자자들이 S1에 따른 공시를 읽었을 때 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은 이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의 질적, 양적 특성을 모두 고려해 중요한 정보를 식별하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운영하고자 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ISSB는 기업들이 이런 정보를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S1과 S2기준서에는) 이런 모호한 부분들과 관련해 기업을 돕기 위해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예시들이 제공돼 있다"고 말했다. 

S1과 S2 기준서는 기업들이 이러한 기준을 판단할 수 있는 4가지 핵심요소로 거버넌스, 위험관리, 전략, 지표 및 목표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거버넌스와 관련해선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감독할 책임이 있는 의사결정기구 또는 개인들이 볼 수 있도록 공시할 것을 기준서는 요구한다”며 “기업이 져야 하는 책임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거버넌스를 핵심요소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위험관리는 기업이 향후 운영을 하면서 나올 수 있는 위험 및 기회를 식별해서 공시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원은 “아직 ISSB에서 제시한 기준이 초기 단계라 기업들이 운영을 해나가면서 차후 공시 대상을 합의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2 즉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의 기후변화와 연관된 요구사항과 관련 윤나영 한국회계기준원 책임연구원은 “S2는 S1의 보충적 역할을 하며 동일하게 4가지 핵심요소를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기후 관련 공시인 S2는 범위가 넓어 기준서에서 자세한 범위를 한정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기업들이 공시할 사항을 판단할 때 도움이 될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전략 요소는 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위기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며 “기업들은 자사의 공급망부터 외부환경과 상호작용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 걸쳐 기후 관련 위기와 기회에 어떻게 대응할지와 이 과정에서 어떤 진척이 있었는지 공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이를 위해 3~5년 주기로 위험과 기회를 판단할 적합한 시나리오 분석을 진행하고 자체 평가로 결과를 산출해 정기보고서에 공시해야 한다.

윤 연구원은 “지표 및 목표와 관련해서 ISSB는 산업 전반에서 모든 기업들이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산업전반의 범주 지표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것을 7가지 지표 범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ISSB에서 제시한 지표는 온실가스, 기후 관련 전환 위험, 기후 관련 물리적 위험, 기후 관련 기회, 자본 배치, 내부 탄소 가격, 기후 관련 경영진 보상 등이다.

윤 연구원은 “온실가스 지표 가장 중요해 다른 규정들과 달리 비교적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었다”며 “시장이 좀 더 성숙해짐에 따라 나머지 지표들도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할 때 기업은 소재한 국가나 상장된 거래소에서 특별한 규정하는 산정 방법이 없다면 ‘GHG 프로토콜 기업 기준(2004)’에 따라 산정해야 한다. 또한 원칙적으로 스코프1(직접배출), 스코프2(간접배출), 스코프3(기업 외부배출)까지 모두 공시해야 한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고려해 2025년까지는 완화된 경과규정을 적용해 스코프3는 공시하지 않을 수 있다. 

윤 연구원은 “기후목표와 관련해서 ISSB는 기업들에 특정 목표 설정을 강요하지 않는다”며 “자체적으로 설정한 목표가 없다면 공시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S1과 S2는 2024년 1월1일부터 공식적으로 공시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2025년까지는 경과규정을 적용해 완화된 요구사항이 적용된다.

완화된 요구사항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관련한 기존 방법 사용허용과 스코프3 배출량 산정 방법 공시 면제 등이 있다.

ISSB 한국위원을 맡은 백태영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세미나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를 통해 공시기준 요구사항과 관련해 의견을 수집해 ISSB측에 전달하고 있다”며 “수집된 의견을 기반으로 후속 지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