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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KB국민은행장을 곧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KB금융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지만 KB금융 안팎에서 새 은행장 후보자의 이름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권과 KB금융에 따르면 KB금융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이어 현대증권을 인수해 비은행사업의 몸집이 커지면서 윤 회장이 조만간 국민은행장 자리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작업이 완료되면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이 시기를 즈음해 새 은행장 선임도 자연스레 이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대증권이 KB투자증권과 통합해 한 몸이 되면 KB금융에서 비은행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은행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사업 포트폴리오가 없었던 상황에서 윤 회장이 국민은행에 집중하면서 다른 사업까지 챙길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 슈퍼맨이 아닌 이상 덩치가 커진 KB금융 전체를 윤 회장 혼자 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자리에서 은행장 분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 위원장은 직접적으로 KB금융을 지칭하지 않았지만 한 언론인터뷰에서 “지주회사 체제에선 은행장 자리를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회장과 은행장을 함께 맡고 있는 곳은 KB금융지주가 유일하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장 분리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물론 KB금융 내부에서 아직까지 회장과 은행장 겸직이 더 낫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 취임 이후 조직이 안정을 되찾아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프라이드와 자긍심도 높아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은행장을 분리할 필요가 있느냐고 보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KB금융 안팎에서 벌써부터 새 은행장 후보들의 이름도 거명된다. 이홍 국민은행 부행장과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등이 ‘유력후보’로 꼽힌다.
이 부행장은 영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는데 윤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이 부행장은 윤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B금융지주 김옥찬 사장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사내이사에 이 부행장이 윤 회장과 함께 올라 있다는 것은 윤 회장 유고시 등기이사인 이 부행장이 직무대행 1순위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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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
박 사장은 2014년 KB금융 사태 당시 핵심당사자로 지목돼 회사를 떠났지만 불과 1년여 만인 2015년 5월 KB캐피탈 사장으로 재기했다. 그는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멤버로도 알려졌는데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김옥찬 사장과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 등도 후보군으로 들어있지만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 사장은 KB금융 사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국민은행장 선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내부에서 은행장은 지주사 사장보다 서열이 낮은 것으로 간주한다.
윤 사장은 KB사태 당시 임영록 전 회장이 금융위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자 회장직무 대행을 맡았을 정도로 경영능력 면에서 검증을 받았지만 국민카드 사장에 취임한 지 7개월밖에 안 되는 점이 걸림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