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제약·바이오 벤처 투자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4분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 해빙기를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반기 IPO시장에서 바이오분야 ‘대어’로 꼽히는 큐로셀의 흥행이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하반기 큐로셀(사진) 등 바이오벤처들이 IPO에 나서면서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6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10월에만 바이오분야에서 에스엘에스바이오, 유튜바이오, 큐로셀 등 3곳의 바이오벤처가 청약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블루엠텍과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심사를 통과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IPO시장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띄면서 바이오벤처들도 IPO를 통한 자금조달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매년 10월부터 11월은 IPO 성수기로 꼽히는 데다 9월 두산로보틱스에 이어 10월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의 기업공개가 예정돼 있어 IPO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 6월 제도 개편으로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되면서 공모주 투자 열기가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고금리와 증시 악화 영향으로 공모를 미룬 데다 올해는 국내 바이오업종의 벤처투자 규모가 급감하면서 바이오벤처들의 자금줄이 말랐는데 하반기부터 기업공개가 ‘단비’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바이오·의료 벤처에 대한 투자 규모는 5961억 원으로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54.7% 급감했다.
같은 기간 벤처투자에서 바이오·의료 비중은 13.4%에 그쳤다.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2.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런 가운데 큐로셀이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큐로셀은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으로 2016년에 설립됐다.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은 혈액 내 면역세포인 T세포를 이용해 항암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기능을 강화해 치료제 효능을 높이는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 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사진은 김건수 큐로셀 대표이사. <큐로셀 홈페이지> |
큐로셀은 올해 6월 국제림프종학회(ICML)에서 임상2상 중간 결과로 완전관해율(CRR) 71%라는 긍정적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경쟁 약물보다 높은 완전관해율을 확인했다는 뜻으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완전관해는 항암제 치료후 모든 검사에서 종양이 완전 소실된 것이 확인된 것을 의미한다.
큐로셀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9800~3만3500원이다. 총 공모 규모는 477억~536억 원이다.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 최상단 기준으로 4천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큐로셀이 IPO에서 흥행한다면 바이오벤처업계로서는 확실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돌아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하다.
실제 9월18일부터 22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을 다생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던 에스엘에스바이오는 공모가가 기존 공모가 밴드 8200~9400원보다 낮은 7천 원으로 결정돼 초반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의약품 품질관리와 신약 개발 지원사업, 인체 및 동물용 체외진단기기 개발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에스엘에스바이오가 상장한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470만431주로 ‘오버행(대규모 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도 작용했지만 아직까지 바이오업계 전반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시선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로 한정되어 버렸다"면서 "특히 비상장 바이오기업들에겐 기업공개가 더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