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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이마트 ‘3사-1인 대표'에 특명, 신동빈 롯데마트 성과 벤치마킹 했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10-04 15: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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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진행한 임원인사를 보면 이마트 대표 선임과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진행한 롯데마트 및 롯데슈퍼 임원인사와 일부 결이 비슷한 모습이 보인다. 이 회장이 신 회장의 전략을 벤치마크해 이마트 수익성 반등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3사-1인 대표’ 체제를 통해 이마트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최근 진행한 임원인사에서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수장을 한채양 대표에게 모두 맡겼다.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대표 자리를 강성현 대표 한 사람에게 몰아준 것과 모양새가 닮아 있는데 이마트 계열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 유통업계와 증권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세계그룹이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대표를 1명으로 구축한 것은 상품 통합을 통해 실적을 개선시키겠다는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내정자는 현재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도 이끌고 있다. 세 회사의 대표를 한 사람이 겸직하게 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 회사의 대표를 한 사람으로 합쳤다는 것은 앞으로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에서 공통 전략이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세 회사의 핵심인 상품 조달 업무를 맡는 상품본부장마저 한 사람으로 단일화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명희 회장은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상품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상품본부장 역시 황운기 이마트 상품본부장 한 명에게 맡겼다.

이 회장이 세 회사의 통합 MD(상품기획)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들어갔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26일 이마트 분석보고서를 통해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뿐 아니라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직매입 유통 계열사의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는 점에서 통합 MD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 회장의 전략은 신동빈 회장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전략과 사실상 유사하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마트만 맡고 있던 강성현 대표에게 롯데슈퍼까지 이끌도록 했다.

이명희 회장의 임원인사가 롯데그룹과 차이나는 지점은 신 회장이 강 대표에게 2개 회사의 대표를 겸임하게 했다면 이 회장은 한 대표에게 3개 회사의 대표를 겸직하게 했다는 점뿐이다.

이명희 회장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수익성 개선 성과를 보고 이를 이마트 계열사들에게도 적용해야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시각이 떠오른다.

사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하나의 사업부처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 세워진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당시 두 회사는 공동으로 파트너사 초청 콘퍼런스를 열고 기존에 개별적으로 운영해오던 상품 구매 업무를 통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업종 특성상 중복된 파트너사들이 많은데 이들과 각각 접촉해 상품을 구매하다보면 중복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전략이었다.

하지만 두 회사의 대표가 다르다는 점은 이런 전략을 가속화하는 데 걸림돌이었다. 두 회사의 우선순위가 다르다보니 통합 작업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는 어려움도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신 회장은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대표를 한 사람에게 맡기는 다소 파격적 결정을 내렸다. 롯데마트는 1998년부터, 롯데슈퍼는 2001년부터 사업을 펼쳤는데 20년이 넘은 두 사업부의 대표가 한 사람이었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신 회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3조5200억 원, 영업이익 420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2.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7배 늘었다.

신 회장의 선택을 받은 강성현 대표가 상품 조달 업무의 통합뿐 아니라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 따로 존재하던 상품기획자 사이의 지속적 소통,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통합 사원증 발행, 플랫폼 통합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결과다.

이명희 회장으로서도 롯데마트·슈퍼의 고무적 성과가 주는 의미는 남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상반기에 별도기준으로 매출 7조3689억 원, 영업이익 385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거의 반토막 났다.

할인점사업부만 보면 상반기 영업손실 22억 원을 보며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적자로 전환했을 정도로 이마트 상황은 좋지 않다.

편의점사업을 담당하는 이마트24 역시 상반기에 적자로 돌아섰으며 기업형슈퍼마켓 사업을 펼치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실적도 뒷걸음질하는 중이다.

할인점과 기업형슈퍼마켓 등 이마트 실적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들의 실적이 반등하지 않으면 당분간 이마트의 기업가치를 좋게 평가하기 힘들다는 의견은 이미 증권가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에 사실상 통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한 것은 롯데마트·슈퍼가 걸어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자 하는 이명희 회장의 벤치마크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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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대표를 일원화함으로써 두 회사의 수익성 반등에 성공했다.

이 회장의 전략이 순항하기만 한다면 이마트 수익성은 대폭 향상될 수 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세 회사가 지난해 낸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18조9631억 원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통합 MD 전략을 통해 매출총이익률을 약 2%포인트 개선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마트 3개 계열사가 매출총이익률을 1%포인트만 개선하더라도 연간 영업이익이 1900억 원가량 높아질 수 있다.

3개 회사가 지난해 낸 영업이익이 3천억 원을 밑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통합 MD 전략이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명확한 셈이다.

하지만 이마트 3사의 상황이 롯데마트·슈퍼와 다르다는 점에서 이 회장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기는 신 회장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우선 인력 규모가 문제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2분기 말 기준으로 임직원이 약 1만1천 명이지만 이마트는 2만3천 명이 넘는다. 다른 회사들과 통합 작업을 추진하려면 인력 통합도 불가피한 만큼 덩치가 2배 이상으로 큰 이마트에게는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더 많은 꼴이다.

상품 구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만 하더라도 대표 상품이 그로서리(신선식품) 중심이라 통합 작업을 추진하기 수월하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도 같은 상황이지만 여기에다 편의점사업을 하는 이마트24를 통합한다면 MD 통합을 위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욱 많아져 오히려 일이 복잡해지고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유통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임원인사가 실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략적 변화에 대해 외부로 공유할 수 있는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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