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현지 이동통신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현지 이동통신사들이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보조금을 집중할 경우 오히려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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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이동통신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다시 펼치고 있다”며 “보조금 혜택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수 있는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업체보다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마케팅비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
중국의 국영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은 하반기 50억 위안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출하기로 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보조금으로 137억 위안을 지출해 예전 수준의 보조금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2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은 상반기 휴대폰 보조금으로 17억7천만 위안을 썼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3.5% 늘었다.
중국정부는 2014년 4월 이동통신사들에게 보조금을 포함한 마케팅비용을 20% 이상 줄이라고 요구하는 등 그동안 중국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을 규제해왔다.
스마트폰시장의 과열경쟁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보조금을 규제했는데 그 안에 삼성전자와 애플에 집중되는 보조금을 줄여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성장을 유도한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 이동통신사가 마케팅비용을 크게 줄이는 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은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2014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20%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는데 올해 2분기 5.9%의 점유율를 기록해 6위로 밀려났다. 애플 역시 2분기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6.7%로 5위에 머물렀다.
그 사이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모두 중국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해 중국 스마트폰시장의 1위부터 4위를 휩쓸었다.
중국정부는 중국업체들의 빠른 성장으로 더 이상 보조금 규제정책을 시행할 유인이 낮아지자 이동통신사들의 규제를 조금씩 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구원은 “중국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비용 증가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특히 보조금 지급여부에 따라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크게 변하는 프리미엄제품을 다루는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 이동통신사들이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보조금을 집중할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중국시장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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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오포와 비보가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
중국시장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4년까지 매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했지만 지난해 1분기부터 성장세가 둔화된 뒤 4분기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올 1분기도 역성장을 지속하다가 2분기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비용 증가 등에 힘입어 성장률 3.7%를 기록하며 순성장으로 돌아섰다.
2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이 다시 순성장으로 돌아서는 동안 애플은 1분기보다 점유율이 4%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삼성전자도 1%포인트 정도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동통신사들이 중국업체에 보조금을 집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가 보조금 혜택을 크게 받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가 직접 찾을 만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