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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고성능 배터리 고집 꺾었다, 최윤호 제품다변화로 중국 저가공세 대응

전찬휘 기자 breeze@businesspost.co.kr 2023-09-19 14: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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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고성능 배터리를 고집하던 삼성SDI가 중저가 배터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그동안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확장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었는데 전략을 일부 수정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 고성능 배터리 고집 꺾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526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윤호</a> 제품다변화로 중국 저가공세 대응
▲ 삼성SDI가 고성능 배터리 위주로 짜인 제품군을 코발트프리(NMX)와 리튬망간인산철(LMFP) 배터리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9일 삼성SDI에 따르면 최윤호 사장은 기존 고성능 배터리 위주의 제품전략을 바꿔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14일 배터리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주최로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3 코리아어드밴스드(KABC) 배터리컨퍼런스’에서 “삼성SDI는 2030년까지 기존 프리미엄 배터리 개발을 이어가면서도 코발트프리(NMX)와 리튬망간인산철(LMFP) 배터리를 통해 볼륨·엔트리 차량 시장까지 확장하겠다”며 “이는 삼성SDI 입장에서 매우 큰 변화”라고 말했다.

볼륨 차종이란 주로 완성차업체의 대량 판매를 책임지는 중간 가격대 주력 차종을 말한다. 엔트리 차종은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에게 접근성이 좋은 차량 모델이다.

삼성SDI가 기존에 주력했던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지키면서 동시에 가성비가 좋은 배터리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SDI는 지금까지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전략으로 수익성을 지키는 데 집중해왔다. 실제 주력 제품도 P5, P6 등 고성능배터리 위주로 구성돼 있다. 이 제품들은 프리미엄 전기차에 주로 탑재된다. 

P5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로 에너지밀도를 크게 높인 제품이다. P6 배터리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제품으로 니켈 함량을 91%로 늘려 에너지밀도가 P5보다 더 높다.

다만 최근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저가 공세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급격히 늘려가고 있는 만큼 삼성SDI로서도 고부가 제품만 고집하기는 어려운 형편이 됐다. 글로벌 전기차제조사들 역시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의 저가 배터리를 채택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주력 배터리로 알려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23%에서 2030년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LFP 배터리의 공세로 한국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세계 배터리시장 점유율이 2021년 30.4%에서 2023년 상반기 23.8%로 주저앉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최윤호 사장은 기존 P5, P6 등 고성능배터리에 더해 LMFP와 NMX 등 중저가 배터리 제품군을 늘려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SDI는 중국 기업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LFP에서 한 발 더 진전된 LMF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MFP 배터리는 LFP 배터리에 망간을 더해 에너지 밀도를 약 1.2배 높이고 니켈·코발트를 쓰지 않아 화재 위험성을 낮춘 제품이다. 게다가 리튬염 사용량이 적은 만큼 기존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단가는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 사장은 이와 더불어 NMX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NMX는 삼원계(NCM)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제외하고 만든 배터리를 말한다. 코발트는 주요 배터리 원자재로 안정성과 성능 확보에 중요한 소재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고 콩고와 같은 특정 지역에 집중된 탓에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 또 채굴 과정에서 인권 문제가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어 코발트를 뺀 배터리를 제작할 수 있다면 이점이 많다. 
 
삼성SDI 고성능 배터리 고집 꺾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526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윤호</a> 제품다변화로 중국 저가공세 대응
▲ 독일 모빌리티 박람회 ‘IAA 모빌리티 2023'에 세워진 삼성SDI 전시관. < 삼성SDI >
삼성SDI는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존 양극재의 장점과 기본특성은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코발트를 포함하지 않는 NMX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며 “친환경적이고 원자재 수급 리스크가 적으며 가격 경쟁력이 있는 NMX를 배터리 양산에 적용해 향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LFMP와 NMX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축적한 이익체력은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2024년에도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실적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조사기관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실적 전망치를 보면 삼성SDI는 2024년 매출 28조4238억 원, 영업이익 2조6889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실적 전망치보다 매출은 19.05% 늘고 영업이익은 34.64% 증가하는 것이다.

최 사장은 이러한 높은 수익성에 힘입어 제품군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톱티어(세계 최고)라는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30년 글로벌 톱티어 회사가 되기 위해 관련 과제들을 적극 실행하자"며 “전기차용 배터리 신제품 적기 개발과 차세대 기술 선행확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도 올해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기존 내연차와 동일하게 프리미엄, 볼륨, 엔트리 등 세그먼트별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자동차용 전지도 세그먼트별 다양한 플랫폼 대응이 필요하기에 삼성SDI는 점차 확대되는 볼륨과 엔트리 세그먼트에 대응해 NMX 등 플랫폼 개발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찬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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