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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댐 붕괴, 하와이 대화재 참사 공통점은? 기후재난 대비 ‘관리능력 부재’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3-09-14 11: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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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댐 붕괴, 하와이 대화재 참사 공통점은? 기후재난 대비 ‘관리능력 부재’
▲ 리비아 홍수 사태는 기후재난이지만 리비아 당국의 무대응이 피해를 키운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부와 서부로 갈라져 내전을 벌이고 있는 리비아 당국은 2002년 이후로 한 번도 데르나시 인근 댐을 정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침수된 리비아 데르나시.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리비아 댐 붕괴와 하와이 대화재 참사를 계기로 정부, 기업의 기후재난 관리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역대 최악의 참사가 사실은 정부의 무대응, 기업의 미흡한 대응으로 인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주요 외신들을 종합하면 리비아 정부는 데르나시 인근 댐의 붕괴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 받고도 대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사다크연구소장 아나스 엘 고마티는 CNN 등 외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리비아 당국에 이미 태풍이 오기 전부터 데르나의 인프라가 오래 됐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경고했다”며 “이번 재난은 인간이 스스로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2011년 민주화 운동으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몰아낸 후 동부와 서부가 갈라져 내전을 벌이고 있어 양측 정부가 기반시설 점검을 미루고 있었다.

특히 이번에 피해자가 가장 많이 나온 데르나시 인근 댐들은 2002년 이후로 한 번도 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정부측에서도 대책 미흡을 인정하고 있다. 

오사마 알리 리비아 재난구호서비스 대변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태풍 다니엘의 기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며 “우리 대책이 미흡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데르나시 전체 인구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메남 알 가르티 데르나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에 나와 "피해자 규모가 1만8천 명에서 2만 명까지 이를 수 있다"고 증언했다.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리비아뿐 아니라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관리 미흡이 기후재난의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8월초 115명의 인명피해와 55억 달러(약 7조3천억 원)에 육박하는 재산 피해를 낸 하와이 대화재는 초기에는 기후변화 때문에 급격하게 건조해진 기후와 강풍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조사 결과 하와이 전력공사의 미흡한 전력망 관리가 화재 규모를 더욱 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주 정부와 전력공사를 비판하는 하와이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하와이 전력공사는 책임을 전격 부인하는 성명문을 냈다.

하와이 전력공사는 현재 주 정부로부터 고소당해 하와이 화재의 책임 소재를 놓고 법적 분쟁을 겪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기후재난으로 인한 피해액 규모가 576억 달러(약 76조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최고기록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에 미국 학계에서는 이미 바뀐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리비아 댐 붕괴, 하와이 대화재 참사 공통점은? 기후재난 대비 ‘관리능력 부재’
▲ 인간이 키운 기후재해의 사례로 하와이 화재 등이 지목됐다. 사진은 지난달 발생한 하와이 화재로 타버린 라하이나 카운티 전경. <연합뉴스> 
지난 7월 미국 브레이크스루연구소의 패트릭 브라운 기후에너지팀장은 기후 과학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기후과학계가 기후변화 현상을 연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실질적 대책 마련 연구는 등한시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브라운 팀장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학계는 지금 기후변화가 이미 현실이 됐는데도 대책 연구는 외면하고 있다”며 “나는 이런 기조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화재 연구를 하면서 고의적으로 기후변화와 화재 사이의 연관성을 확대해석해야 했다”고 말했다.

제스 리봇 아메리카 대학 교수 등 다수의 학자들은 브라운 팀장의 주장에 동의하며 기후변화 연구에만 집중하는 학계의 연구 결과가 정부의 기후재난 대책 마련 실패로부터 대중들의 눈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봇 교수는 자신의 논문을 통해 “기상 이변의 원인은 기후변화가 맞지만 재해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며 “기후변화 연구에 따른 일부 통계 자료들은 정부의 정책과 미흡한 피해 방지 대책 등 재난 피해 원인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요인을 감추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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