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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중국 주도’ LFP로 북미 ESS 공략, 권영수 전기차용 확장도 타진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9-13 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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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적용한 제품을 앞세워 북미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에서 채택률이 높아지고 있는 LFP배터리를 먼저 ESS용 제품에 적용해 사업성을 따져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능성이 확인되면 권 부회장은 전기차용 LFP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기반도 구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LG엔솔 ‘중국 주도’ LFP로 북미 ESS 공략,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17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영수</a> 전기차용 확장도 타진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적용한 제품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입지 확대와 함께 전기차용 LFP배터리로의 사업 확장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3일 LG에너지솔루션 안팎에 따르면 북미에서 ESS용 LFP배터리 사업을 본격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 아래 여태껏 개발했던 기술과 제품을 잠재 고객들에게 선보이며 고객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1~1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Re+ 2023'에서 LFP배터리를 적용한 전력망용 ‘모듈러 타입’의 수냉식 컨테이너 제품을 비롯한 최신 ESS 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들은 용량이 4.76MWh로 유지보수 비용 감축이 가능하고 제품 수명이 더 길어졌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를 놓고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모듈러 타입을 적용함으로써 각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환경·규제정책 등의 조건을 충족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6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ees(electrical energy strorage)유럽2023’에서 처음으로 LFP배터리를 적용한 주택용 ESS 제품을 선보였는데 주력 시장인 미국 현지 전시회에서도 잇달아 LFP배터리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 확대에 힘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S용 배터리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ESS도 전기차 못지않게 높은 성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너지전문 조사기관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ESS시장 규모는 2021년 28GWh에서 2031년 1TWh로 3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시장만 놓고 보면 2022년 12GWh에서 2030년 103GWh로 8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중국기업들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중국기업들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ESS용 배터리사업을 보다 강화할 필요성도 크다. 

배터리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용 분야 배터리 판매실적이 92GWh로 2위를 차지했다. 선두는 중국 CATL(270GWh)이다. 

하지만 ESS용 배터리 판매실적은 9.2GWh로 CATL(53GWh)은 물론이고 BYD(14GWh), EVE(9.5GWh) 등 다른 중국기업에도 뒤처지는 형편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판매실적에서 ESS용 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10% 수준으로 적지 않은 비중이긴 하다. 다만 그동안 전기차용 배터리 쪽보다는 시장 확대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던 만큼 ESS용 배터리사업에 전보다 많은 역량을 투입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여지는 더 클 수 있다. 

중국업체들의 ESS용 배터리 판매실적 연간 성장률(2022년 기준)을 보면 CATL 212%, BYD 180%, EVE 800% 등 매우 가파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성장률이 13%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LFP배터리를 적용한 ESS용 제품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여러 가지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ESS는 전기차와 달리 고정된 지역에 큰 부피와 무게로 설치하는 데 따른 제약이 덜한 만큼 LFP배터리의 단점보다 장점이 더 부각될 수 있다.

LFP배터리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을 비롯한 삼원계양극재를 쓰는 배터리와 비교하면 에너지밀도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이 더 적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이 ESS용으로 LFP배터리 시장에 먼저 진입하는 것이 전기차용 LFP배터리 사업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유리할 수 있다.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주력품목인 LFP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LFP배터리를 채용해 저가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배터리업계에서는 중국기업들이 선점한 LFP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를 두고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같은 LFP배터리를 만들더라도 중국기업들은 국내 기업들보다 낮은 인건비와 제조원가 등의 비용구조를 갖춰 놓은 만큼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기업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국내 기업들의 주력품목인 삼원계 배터리와 LFP배터리는 원료·소재·부품 등 공급망 측면에서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상이한 부분도 적지 않은 만큼 LFP배터리를 본격 양산하려면 그에 따른 공급망도 다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도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전기차용 시장 진출에 앞서 ESS용 제품을 통해 먼저 LFP배터리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LFP배터리 사업의 기반을 구축해 놓는 게 바람직한 수순일 수 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퀸크리크에 ESS전용공장을 짓고 여기서 ESS용 LFP배터리를 생산한 뒤 향후 전기차용 LFP배터리 생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엔솔 ‘중국 주도’ LFP로 북미 ESS 공략,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17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영수</a> 전기차용 확장도 타진
▲ LG에너지솔루션은 11~14일(현지 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신재생 ESS 전시회 'Re+ 2023'에서 ESS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4대 핵심 사업전략을 발표한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RE+2023' 전시부스. < LG에너지솔루션 >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3월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FP배터리 양산 시점과 관련해 “올해 일부 에너지저장장치용이 나오고 2025년부터는 전기차용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LFP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해 나가면서 배터리 셀 생산과 팩, 컨테이너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와 부품의 현지 공급망 체계를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공급망을 담당하는 고객사들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제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협력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원료 확보 측면에서도 LFP배터리 사업을 확대해 나가려는 정황이 포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월 칠레 리튬 생산업체 SQM과 7년 동안 10만 톤 규모의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계약을 통해 수산화리튬뿐 아니라 탄산리튬도 대규모로 공급받게 된다. 

탄산리튬은 LFP배터리나 니켈 비중이 낮은 로우니켈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원료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이 니켈 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 위주로 사업을 펼쳤던 만큼 탄산리튬이 아닌 수산화리튬이 원료로 채택되고 있었다.

탄산리튬 확보 움직임을 통해 LFP배터리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LFP배터리 사업을 준비하며 중국기업들의 기술개발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CATL은 최근 LFP배터리의 고질적 문제로 언급되던 충전속도와 주행거리를 크게 개선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기술력 진전을 과시하기도 했다. 10분 충전으로 400km를 달릴 수 있는 급속충전 LFP 배터리를 공개했는데 CATL 측은 해당 제품이 완전 충전을 했을 때 최대 700km 주행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8월18일 자신이 협회장을 맡은 배터리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이 ‘CATL의 LFP배터리 신제품 기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자 “잘 하고 있다. 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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