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S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의 사무업무를 자동화하는 신사업을 추진한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수익성이 높은 IT(정보기술)서비스와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IT서비스 사업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SDS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무자동화 기술을 공개했다. 황성우 삼성SDS 사장이 12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황 사장은 12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기업의 하이퍼오토메이션(초자동화)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이란 사무업무를 비롯해 기업의 지적업무 과정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존의 로보틱프로세스 자동화(RPA)는 단순반복적인 업무만을 자동화할 수 있었지만 하이퍼오토메이션은 생성형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해 보고서 작성이나 데이터 분석 등 비정형적 업무도 자동화할 수 있다.
삼성SDS는 “2019년 RPA 솔루션을 출시해 기업의 업무자동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단순 반복처리 업무와 문서처리 자동화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었다”며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기업 사무의 모든 영역에 걸쳐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이날 기업의 사무업무를 자동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로 ‘브리티 코파일럿’을 공개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자동으로 영상회의 회의록을 작성하고 요약본을 작성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한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브리티 코파일럿 솔루션을 삼성SDS 내부적으로 활용한 결과 개발자의 개발속도가 30% 향상됐다”며 “전사적 자원관리(ERP) 운영업무에서는 운영업무문서 작성시간이 75% 감소했고 고객 요청사항 대응 처리 자동화율은 60%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브리티 코파일럿의 차별점으로 보안을 내세우고 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삼성SDS가 제공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시킬 수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단일 사용자나 기업을 위해 독립적으로 구축된 클라우드 환경으로 보안측면에 강점이 있다.
송해구 부사장은 “공공으로 데이터가 나가도 무방한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M365를 통해서도 충분히 혁신을 이룰 수 있지만 보안에 민감한 기업들에게는 브리티 코파일럿이 완벽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SDS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방안. <비즈니스포스트>
황성우 사장은 앞으로도 클라우드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IT서비스사업 모델을 적극 발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황 사장은 수익성이 높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IT서비스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삼성SDS의 2분기 IT서비스사업 비중은 46%로 지난해 2분기 33%에서 13%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삼성SDS 전체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삼성SDS는 주력으로 물류사업을 하면서 함께 IT서비스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두 사업의 수익성에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는 2022년 클라우드를 비롯한 IT서비스사업의 영업이익률이 10.6%로 물류사업 영업이익률과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SDS의 물류사업은 주로 물류대행 업무로 진행되는 만큼 이익의 전부가 아닌 중간 마진만을 얻어 고질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클라우드 사업을 비롯한 IT서비스사업은 전기료 인상 등 수익성 하락 압력에도 불구하고 물류사업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는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의 성장과 함께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클라우드인프라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지난해 1분기보다 20% 커졌다.
클라우드 시장은 신사업 모델의 발굴과 함께 더욱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 사장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은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사무업무의 하이퍼오토메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SDS 임직원은 이미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업무 지식을 축적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여정을 시작했으며 사내 테스트(PoC) 결과는 매일매일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낸다”고 덧붙였다.
황 사장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다양한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교수출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황 사장은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전기공학 박사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를 지낸 뒤 2012년 2월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프론티어리서치랩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0년 1월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1년 1월 삼성SDS 사장에 임명됐다.
황 사장은 2022년 말 경기 화성시 동탄에 국내 최초로 고성능컴퓨팅(HPC) 전용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등 클라우드 사업에 힘쏟고 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