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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에어 CEO 케이크 세례 봉변 당해, 탄소배출에 기후활동가 '응징'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3-09-08 14: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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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에어 CEO 케이크 세례 봉변 당해, 탄소배출에 기후활동가 '응징'
▲ 항공업계 탄소배출 1위 기업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가 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다 얼굴에 크림파이를 맞는 봉변을 당했다. 크림 파이를 던진 것은 기후운동가들로 라이언에어의 탄소 배출을 늘리는 행태에 불만을 품고 일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얼굴에 크림파이를 맞고 있는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벨기에에 온 걸 환영한다, 그리고 환경 오염 좀 멈춰라."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오리어리가 벨기에에서 봉변을 당해 전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리어리 최고경영자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다가 한 기후운동가가 던진 크림파이를 얼굴에 맞았다. 뒤이어 그의 동행인이 일을 마무리하려는 듯 오리어리의 얼굴 위에 크림이 남아 있는 접시를 문질렀다.

오리어리가 이번에 집행위원회 본부를 방문한 이유는 프랑스 당국이 내린 라이언에어 항공노선 운항 중단 조치에 항의해 1인 시위를 벌이기 위해서였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기후운동가들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의 시위를 기회 삼아 탄소 배출을 계속 늘리고 있는 라이언에어의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크림파이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라이언에어는 유럽 산업계 전체에서 탄소 배출량 상위 1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2022년 유럽환경운송연합(EFTE)의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언에어의 연간 탄소배출량은 유럽 항공업계 1위로 1330만 톤을 넘어섰다.

이는 유럽의 대형항공사 루프트한자나 에어프랑스보다도 많은 양이다. 또한, 전통적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석유화학 기업이나 채광업체들보다도 많다. 

라이언에어는 이에 "자사에서 운영하는 항공기 노선은 여타 항공사들보다 빈 좌석이 적어 배출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해 문제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적 있다.

또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도(ETS)’를 이용해 단거리 비행 탄소 배출을 상쇄시키고 있다며 “라이언에어와 함께 친환경 비행을 하라”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시장소비자당국(ACM)은 라이언에어의 광고 문구를 ‘그린워싱(친환경 포장)’으로 결론짓고 광고를 금지했다. 

이후 광고 문구는 "라이언에어와 함께 탄소 상쇄에 참여하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오리어리 최고경영자의 행보는 라이언에어와 함께 꾸준히 비판을 받고 있다.
 
라이언에어 CEO 케이크 세례 봉변 당해, 탄소배출에 기후활동가 '응징'
▲ 8월 벨기에 브뤼셀 샤를루아 공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라이언에어 소속 조종사들. <연합뉴스>
오리어리 최고경영자는 탑승객들의 안전보다 연료를 아끼는 ‘구두쇠’ 이미지로 유명하다.

통상적으로 항공기는 승객 안전과 예상치 못한 연료 추가 사용에 대비해 연료를 넉넉하게 싣는데 라이언에어는 오리어리 최고경영자의 방침상 연료를 항상 필요한 만큼만 싣는다.

라이언에어의 항공기가 종종 불시착하거나 비행 도중에 목적지를 바꿨다는 소식이 나오는 원인이다.

블룸버그에서 조사한 결과 라이언에어는 그동안 아낀 연료를 통해 올해 1분기 14억 유로(약 2조 원)가 넘는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오리어리 최고경영자의 행태를 놓고 “그의 멍청한 구두쇠 행각이 행운으로 되돌아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오리어리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연료가 넘쳐난다”며 “이건 멍청한 행동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최고 수준의 경영 관리의 결과다”고 자화자찬했다.

오리어리 최고경영자는 이외에도 각종 망언으로 유명하다. 영국 가디언은 아예 그의 망언들을 모아 ‘마이클 오리어리의 33가지 망언록’이라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그의 대표적인 망언 몇 가지를 예시로 들어보자면 “우리 회사에서는 항공기 연료로 레프러콘(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요정) 오줌과 내 헛소리를 쓰고 있다”와 “항공업계는 거짓말쟁이와 멍청이 그리고 주정뱅이로 가득하고 우리 본사에는 셋 다 잘하는 인간들이 가득하다” 등이 있다.

업계와 노동계에서는 그를 비인간적이고 냉혹한 인물로 평가한다.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은 매년 온라인 투표로 ‘세계 최악의 보스’를 뽑고 있는데 마이클 오리어리는 2018년 투표에서 52%라는 압도적인 몰표를 받으며 1위에 뽑혔다. 2위는 한국의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었다.

직원들 역시 오리어리 최고경영자의 운영 방침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라이언에어 조종사들은 올해 초부터 매달 파업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라이언에어가 2019년 조종사들의 임금을 20% 삭감한 후 코로나 사태가 공식적으로 해제된 지금까지도 임금을 회복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1961년생인 마이클 오리어리는 1994년 라이언에어의 최고경영자가 된 이후 효율적이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라이언에어를 유럽 1위 저비용 항공사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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