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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달 착륙선 발사체 개발 누가 맡나,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뛴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8-2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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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누리호 3차 발사가 매우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한국형 달 탐사선 ‘달누리’ 역시 현재 달 궤도를 안정적으로 돌고 있다.

한국은 명실상부 세계에서 7번째 달 탐사국이 됐다. 

그렇다면 궤도 탐사선, 발사체 개발,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당연히 달에 실제로 착륙해서 탐사를 할 수 있는 ‘달 착륙선’을 보내는 일이다.

소위 ‘한국형 달 착륙선’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다. 누리호 개발을 주도한 그 곳이다.

달 착륙선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누리호보다 훨씬 더 발전된 형태의 차세대 발사체, KSLV-3(한국형 차세대 발사체)이 필요하다. 누리호로는 달 착륙선의 중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KSLV-3의 개발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두 회사가 있다. 바로 한국항공우주(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두 기업은 KSLV-3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체계종합기업은 설계, 제작, 조립, 시험, 발사 등 발사체 개발, 운용의 전 단계에 참여하는 기업을 말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을 주도하고 그 후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했던 누리호 사업과 달리, KSLV-3 사업은 사업 착수 시점부터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해 이 기업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동으로 설계를 하게 된다.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는 민간기업은 사실상 발사체 기술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각각의 장점은 무엇일까?

KAI가 유리한 점은 바로 항공기 개발 역량이다. 발사체 개발과 항공기 개발은 많은 면에서 굉장히 흡사하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필요한 구조, 재료,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KAI가 우수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KAI가 그동안 갈고닦아온 항공기 개발 기술이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KAI가 누리호 개발의 핵심 분야인 1단 추진제 탱크 개발과 2단 추진제 탱크 제작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올해 5월 진행됐던 3차 발사에서 KAI는 가장 핵심 과정인 체계총조립을 맡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강점은 경험과 자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누리호 개발에서 누리호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됐던 경험이 있다. 이 사업은 누리호를 단순한 실험용 발사체에서 실제 사용이 가능한 상업용 발사체로 거듭나게 만드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체계종합기업 선정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가 모두 도전했었는데, 여기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다. 기술능력평가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보다 3점이 높은 90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면서 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발사체 기술을 이전받을 길을 열었다. 누리호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할 때부터 이 일이 나중에 KSLV-3의 체계종합기업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던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한화라는 대기업 자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막대한 자본력은 물론이고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 계열사에 넓게 포진해있는 우주 사업 기업들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우주 강국’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진행됐던 누리호 사업, 달 궤도탐사선 사업 등은 진정한 우주 사업을 위한 프롤로그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형 차세대 발사체 사업부터는 본격적으로 ‘뉴스페이스’(민간기업 주도의 우주개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는 것은 뉴스페이스 시대에 다른 기업들보다 먼저 한 발 앞서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주 기업인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 두 기업 가운데 한국의 달 착륙선을 가장 먼저 달 표면에 데려다주는 기업은 어느 곳이 될까? 선의의 경쟁을 통해 두 회사 모두 한국이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되는 것을 기대해본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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