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 경영권 매각에 응한 기업들이 나타난 가운데 해운업계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HMM의 경영권 매각방향을 두고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예비입찰에 응한 하림그룹, LX그룹, 동원그룹, 하팍로이드 가운데 적절한 인수후보가 없다며 우려하는 가운데 일부 소액주주들은 해외매각을 지지하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경영권 매각은 현재 적격인수후보를 추려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후 2달의 실사를 거쳐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대상지분은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보유 지분과 영구채 전환예정 물량 등 3억9879만156주로 단순지분가치만 약 6조8천억 원에 이른다.
해운업계에서는 현재 입찰에 응한 기업들 가운데 '적격자'가 없다는 분위기다.
28일 한국해양기자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HMM 경영권 매각에 참여한 기업들의 자체 인수자금이 최대 1조5천억 원에 불과해 HMM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4~5조 원 가량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조달할 수 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이어 “사모펀드의 속성상 어렵게 회생한 국내 유일 원양선사 HMM이 다시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양기자협회는 해운, 해양, 수산, 조선, 항만 등 분야를 취재하는 국내 언론사 기자 44명이 설립한 해양수산부 인가 단체이다.
이들은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에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에 HMM을 매각할 것을 촉구했다. 사모펀드 인수 시 HMM이 축적한 12조 원의 보유자금이 유용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해양기자협회는 “해운업은 부침이 심한 산업으로 HMM이 장기 불황에도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무엇보다 모기업이 튼튼해야 한다”며 “현금 여유가 없는 기업이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고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경우 ‘승자의 저주’가 올 것이다”고 경고했다.
HMM 영구채 처리 방침을 비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상반기 말 기준 2조6800억 원 규모의 HMM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조 원을 올해 10월 경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남은 영구채의 처리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양기자협회는 “남는 HMM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분 약 32%를 확보해 또다시 2대 주주에 오른다”며 “이는 인수업체들에 큰 부담이 된다”고 바라봤다.
독일의 해운선사 하팍로이드에 매각은 부정적으로 봤다.
해양기자협회는 “국가 기간산업을 외국계에 매각하는 것이 타당치 못하다는 것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HMM의 일부 소액주주들은 하팍로이드로의 매각을 지지하고 있다.
28일 HMM 소액주주 연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 주주위임장을 모으고 하팍로이드의 HMM 인수를 지지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홍이표 HMM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배당성향, 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할 때, 하팍로이드는 HMM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후보라고 판단했다"며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 및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