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소폭의 ‘깜짝’ 개각을 실시했다. 국정쇄신과 개혁의지가 실종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16일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3개 부처에 대해 개각을 실시했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경규 국무조정실 제2차장이 환경부 장관에 각각 내정됐다.
|
|
|
▲ 박근혜 대통령이 8월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4개 부처 차관급 교체 인사도 실시했다.
국무조정실 2차장에는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산업부 1차관에 정만기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박경호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농촌진흥청장에 정황근 청와대 농축산식품 비서관이 각각 선임됐다.
조윤선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2차례나 장관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갑 공천을 신청하면서 청와대 정무수석에서 물러났으나 탈락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장관 교체는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개각 규모는 예상 외로 크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국정쇄신 차원에서 개각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전망 속에 관심을 받았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자리를 지켰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관련 한중 관계 부담 등을 고려해 교체가 유력했던 자리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기권 노동부 장관 등도 개각 대상으로 꼽혔으나 역시 제외됐다.
우병우 청와대 정무수석의 거취도 관심을 모았으나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개각인사는 우 수석의 인사검증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청문회 통과에 방점을 찍고 공직자 중심의 인사를 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조윤선 내정자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이 많다. 국회 입성을 노리고 공직에서 물러났던 인사를 다시 불러 들여 ‘돌려막기’ 식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김재수 내정자의 경우 경북고와 경북대 출신으로 지역편중 인사라는 점, 조경규 환경부 장관은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야당은 이번 개각에 대해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정쇄신의 의지가 한참 먼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정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소폭 개각 또는 시늉내기 개각으로 비켜가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갖게 한다"면서 "무엇보다 각종 의혹 속에서 국민과 언론, 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우 민정수석 해임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믿기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병우 민정수석 해임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믿기조차 어렵다고 꼬집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국정쇄신, 민심수렴, 지역탕평이 없는 ‘3무 개각’이라고 폄하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 이번 개각은 쇄신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돌려막기 식으로 장관 몇 자리 바꾸는 ‘찔끔 개각’에 불과하다”며 “민심의 지탄을 받아온 주요 부처 장관들이 이번 개각에서 모두 쏙 빠졌고, 특히 국민들이 그토록 열망하는 우병우 민정수석이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 또한 배제된 점은 국민을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고 혹평했다.
개각규모의 인사면면에서 국정쇄신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정치권 일각에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박 대통령이 연말에 추가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