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이 2차전지를 필두로 하는 성장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올해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업인 제련 사업도 올해 하반기부터 아연 가격 상승에 힘입어 안정적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커진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신사업 추진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아연가격 상승에 따라 고려아연이 이익체력을 강화하며 최윤범 대표이사 회장(사진)의 신사업 추진도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9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비용 절감에 힘입어 수익성 지표를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은 2023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4694억 원, 영업이익 1557억 원을 거뒀다. 2022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4%, 영업이익은 59.2% 감소했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률은 6.3%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분기인 2023년 1분기 5.8%와 비교하면 0.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2022년 3분기 아연과 연, 은 등 금속가격이 폭락한 데다 호주 공장의 신규설비 가동이 지연되면서 기존 10%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이 5.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3.5%로 더 하락했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2분기 실적발표 이후 “고려아연이 2022년 4분기 및 올해 1분기와 비교해 2분기 이익체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2분기 평균 아연판매 가격은 톤당 2540달러로 직전분기인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13.9%, 1년 전보다는 35.3%나 하락했다. 하지만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에서 이익 체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3분기부터는 아연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본업인 비철금속 제련사업의 수익성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아연 가격은 톤당 2500달러 수준인데 이는 광산 한계생산 비용인 2200~2400달러에 근접한 수준인 만큼 더 이상 떨어질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아연 가격이 톤당 2400달러까지 하락한다면 일부 광산에서는 생산을 중단한다. 공급이 감소하기 때문에 아연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연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해 중소형 광산은 물론 타라 등 일부 대형 광산도 감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아연 가격은 현재 진바닥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최 회장으로서는 본업 제련사업에서 앞으로 안정적 이익체력을 갖출 가능성이 큰 만큼 신사업 추진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가한 고려아연 부스 모습. <고려아연>
최 회장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미래성장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발표하고 2차전지 소재사업을 필두로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사업, 자원순환 사업 등 3개 사업을 축으로 삼아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해왔다.
올해 7월 창사 이래 처음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도 최 회장은 “신재생·그린 수소, 자원순환, 2차전지 소재산업 모두 고려아연이 축적한 기술력과 인적 자산을 고려할 때 성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함께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성공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정진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가운데 2차전지 소재사업이 본격화하는 만큼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서 추가적 투자를 할 가능성이 나온다.
양산을 앞둔 동박사업은 이미 증설 등을 위해 올해 5월에 500억 원을 출자한 바 있다.
고려아연 자회사인 케이잼은 2022년 말 연간 1만3천 톤 규모의 동박공장을 완공한 뒤 현재 양산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 품질 인증 등의 작업이 마무리되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통해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증설도 함께 추진하면서 연간 동박 생산능력을 2023년 1만3천 톤에서 2025년 3만 톤, 2027년에는 6만 톤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전구체도 내년 2분기 안에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LG화학과 전구체 합작법인인 한국전구체(KPC)를 설립하고 전구체 생산을 위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양극재 필수 소재인 니켈과 관련해서도 올해 안으로 사업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2022년 니켈정광을 보유하고 있는 트라피규라의 자회사 유리온홀딩스로부터 2025억 원을 투자 받고 고려아연 지분 1.55%를 넘기는 등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니켈사업 진출을 위한 밑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이 올해 하반기 중에 니켈제련소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며 “아직까지 구체적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고려아연의 관계사인 켐코의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2만~3만 톤 규모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