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3-08-02 11: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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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동구바이오제약이 차세대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HLB(에이치엘비)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며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을 이끄는 조용준 대표이사는 회사 이름에 ‘바이오’를 넣을 정도로 바이오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HLB그룹과 연계를 통해 바이오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가 HLB그룹이 개발하는 세포치료제에 투자하며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HLB의 신약개발 계열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 관련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 이뤄진 투자는 7월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1700만 달러(약 220억 원) 규모 자금 조달에 HLB, HLB이노베이션과 함께 참여한 일이다. 이는 베리스모테라퓨틱스가 2번째로 진행한 사전 시리즈A 투자였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앞서 3월에는 HLB이노베이션 지분 일부를 취득하기도 했다. HLB이노베이션(전 피에스엠씨)은 반도체 부품 리드프레임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올해 HLB그룹에 합류했다. HLB그룹은 HLB이노베이션을 인수한 뒤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겼다.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동구바이오제약은 다른 HLB그룹 계열사 HLB제약의 전환사채 발행에도 참여했다. HLB제약은 3월 기준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지분 42.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처럼 동구바이오제약이 직간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이 세운 바이오기업이다. 기존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를 개선한 ‘KIR-CAR-T’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혈액암에 한정됐던 CAR-T 치료제의 범위를 고형암까지 확대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현재 미국에서 중피종 등 고형암을 치료하는 후보물질 ‘SynKIR-110’의 임상1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림프종 대상 후보물질 ‘SynKIR-310’의 임상도 추진하고 있다.
▲ 베리스모테라퓨틱스 후보물질 현황. 중피종 등을 치료하는 'SynKIR-110'과 림프종 치료제 'SynKIR-310'의 개발이 활발하다.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조 대표가 HLB그룹 세포치료제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동구바이오제약의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조 대표는 2005년부터 아버지 조동섭 회장의 뒤를 이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2014년 회사 이름을 동구제약에서 동구바이오제약으로 바꾸며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구바이오제약의 바이오 개척은 화학합성 기반 개량신약이 대부분인 자체 신약개발보다는 다른 경쟁력 있는 바이오기업을 발굴하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21년 설립된 100%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이다.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는 현재까지 갤럭스, 핀테라퓨틱스, 카브 등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에 자금을 넣었다. 해외에서도 투자 대상을 발굴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이 직접 투자하는 사례도 적잖다. HLB그룹 계열사 이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집합) 신약개발기업 지놈앤컴퍼니와 진단기업 바이오노트 등 여러 기업이 동구바이오제약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있다.
조 대표 자신도 바이오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2021년 투자조합인 티에스 제1호 조합의 최다출자자로서 HLB그룹의 발전 플랜트기업 HLB파워 인수에 참여했다. 이후 HLB파워 공동대표에 올라 회사 이름을 티에스넥스젠으로 바꾸고 세포치료제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