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3-07-16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롯데헬스케어가 야심차게 준비한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이 곧 시장에 선을 보인다.
상반기 스타트업을 상대로 벌어졌던 ‘기술탈취 논란’ 악재는 상호 합의로 해소됐다. 롯데헬스케어로서는 신사업의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이제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해 성과를 거두는 일만 남았다.
▲ 롯데헬스케어가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의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16일 롯데헬스케어에 따르면 캐즐은 8월 베타 서비스를 종료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정됐다.
캐즐은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운동기구, 헬스디바이스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사용자 동의를 받아 건강검진 결과를 연동시키고 설문조사를 받는 등 건강정보를 수입한 뒤 여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준다. 예를 들어 눈 건강이 염려된다고 응답하면 눈에 좋은 영양제를 제안하는 식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캐즐이 기존 롯데 생태계와도 연계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롯데그룹 멤버십 ‘엘포인트’를 캐즐 상품을 구매할 때도 사용하게끔 한 것이다.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다른 롯데 유통 계열사들과 협업으로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는 이벤트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롯데헬스케어는 특히 회사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 위한 마케팅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부터 캐즐 베타 서비스를 진행해왔지만 그동안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홍보활동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연초부터 스타트업 알고케어와 영양제 디스펜서를 두고 기술탈취 논란이 일어난 게 원인이었다.
롯데헬스케어 영양제 디스펜서 ‘필키’는 캐즐로 추천받은 영양제를 사용자가 복용하기 편하게 제공한다는 취지로 개발됐다.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됐다면 캐즐 정식 서비스와 함께 판매가 시작됐을 공산이 크다.
▲ 캐즐 앱 사용 예시. <롯데헬스케어>
그런데 마찬가지로 영양제 디스펜서를 개발하던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자사 제품에 적용된 기술과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가져가 필키에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롯데헬스케어는 다른 기업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중소기업 기술을 빼앗은 대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입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결국 6월 알고케어와 합의로 필키 사업을 중단하는 길을 택했다. 불필요한 논란에서 벗어나 핵심사업인 캐즐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알고케어와 합의를 마무리한 뒤 롯데헬스케어는 인공지능기기 개발기업 아이콘에이아이, 스마트팜기업 팜에이트와 신규 서비스 개발, 상품 공급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캐즐 외연을 확장하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스타트업과 상생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캐즐과 나란히 추진되던 필키 사업이 불발된 만큼 롯데헬스케어로서는 이번 캐즐의 성공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캐즐을 통해 사업 지속성을 확보해야 앞으로 다른 신사업을 모색할 선택지도 넓어질 수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헬스케어 설립에 700억 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상당한 자금이 이미 캐즐과 필키 개발 등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헬스케어는 매출이 없는 상태로 영업손실 112억 원을 봤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