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과 미국 연구진이 위성 관측 자료를 분석해 바다색이 좀 더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녹조 현상의 주된 원인은 식물성 플랑크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월7일 미국 메사추세츠주 앞바다에서 수영하고 있는 사람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인간 활동으로 바다색이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영국 국립해양센터(NOC)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여러 대학 연구진이 진행한 합작연구 결과를 인용해 기후변화로 바다색이 좀 더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바다색 변화는 지구 해양 면적 56%에 발생했다. 이는 지구 육상 면적보다도 넓은 크기다.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쿠아 위성이 모디스 센서를 통해 20년에 걸쳐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선행연구가 식물성 플랑크톤의 엽록소로 바다색이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에 집중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연구는 녹색만이 아니라 푸른색과 붉은색 같은 다른 색의 변화도 종합했다.
변화는 주로 저위도 지역 즉 아열대와 열대 바다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
색깔은 주로 녹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붉은색이나 푸른색이 강해지거나 옅어지기도 했다.
이는 플랑크톤 등 해양 생태계 변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립해양센터 연구원 비비 카엘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바다색이 궁금해서 진행한 것이 아니라 바다색이 해양생태계의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플랑크톤은 색조나 크기에 따라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양이 달라진다. 따라서 바다색의 변화를 관찰하면 플랑크톤 개체수의 변화를 알 수 있다.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은 해양생태계에서 최하위 먹이사슬에 위치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연구진은 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바다색 변화가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인간이 일으킨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에서는 현재와 같은 바다색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발견이 기후변화의 또 다른 결과로 밝혀졌지만 정확히 이 현상이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카엘 연구원은 “이 현상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인간의 활동이 생태계에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베렌펠트 오리건 대학 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해양에서 증가하는 미세플라스틱 등 작은 입자들이 색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어 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이 현상의 원인을 밝혀야 우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에서는 2024년 1월까지 해양관측용 위성 페이스(PACE)를 궤도에 올려 보다 심층적인 해양관측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