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가 현 시점에선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면서도 충분한 여건이 조성된다면 사업 재개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노선이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변경된 점에 관련해선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이 7월6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당정협의회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한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정상 추진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백 차관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백지화 선언’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부는 진행하던 사업을 중단한 데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하고) 의혹이 있으면 국가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불가피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 예산 확보가 물 건너갔고 정상적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사업을 중단한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설명해 국민들이 불필요한 가짜뉴스로 오해하지 않도록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백 차관은 ‘전면 백지화’ 방침이 국토부의 내부검토를 마친 것인지 질문을 받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전면 재검토 지시는 6월29일에 있었다”며 “(원 장관의 발표가 있기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사업이 언제까지 미뤄질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자 “중단 기간을 최소화될 수 있으면 한다”면서도 “현재로선 시기 특정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궁금증과 의혹과 관련해 설명할 기회가 있으면 상당 부분 사실관계가 구체화될 것”이라며 “그 뒤 사업의 틀이 조성됐다 싶은 시기가 오면 그때 (재추진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백 차관은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 해결을 위해 8일부터 도로국 내부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기사들이 나오고 있고 정계에서 나온 얘기도 있고 해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과거 자료가 필요하다보니 도로국 내부에 TF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백 차관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노선과 다른 노선이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다뤄진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타는 국가사업이 앞으로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일종의 신체검사”라며 “여기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면 군대에 가고 군대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는 게 타당성조사”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예타는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세울 때 전국을 대상으로 대충 선을 긋는 것”이라며 “타당성조사는 국민께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답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원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을 미리 알고 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원 장관이 김건희 여사 집안 소유의 토지를 인지한 시점은 올해 6월29일이라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다양한 노선안을 검토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중간 과정에서 장관이 토지 소유자와 관련해 보고받을 이유도 없고 통상적으로 고속도로 타당성평가 과정에서 토지 소유자를 파악하는 절차도 없다고 부연했다.
국감 질의 응답 과정에서 양평군에 있는 김 여사 집안 소유의 토지의 형질 변경이 불법이 아니냐는 지적을 들은 것과 관련해선 확인하겠다고 응답했을 뿐이며 중부내륙고속도로 산지의 형질 변경에 관한 사항은 국토부와 연관이 없어 별도의 검토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 차관도 이날 백브리핑에서 "누가 거기 땅이 있었는지 알았겠나"라며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땅의 소유주가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은 2021년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에선 경기 하남시 감일동에서 경기 양평군 양서면까지 27㎞ 구간이 검토돼 통과됐다.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타당성조사에서는 경기 양평군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29㎞ 구간이 검토 대상이 됐다.
강상면 종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집안 소유의 토지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노선 변경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