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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화인가 '레인보우 워싱' 반감인가, 미국 소비자 LGBTQ+ 지지 기업 불매 확산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6-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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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화인가 '레인보우 워싱' 반감인가, 미국 소비자 LGBTQ+ 지지 기업 불매 확산
▲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디자인에 반영한 버드라이트 맥주. <버드와이저>
[비즈니스포스트]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중요한 갈래로 지목되는 성소수자(LGBTQ+) 인권을 지지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추세가 뚜렷해지는 데 따른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마케팅을 위해 보여주기식 홍보에만 집중하는 기업들의 태도도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미국 CNBC에 따르면 디즈니와 스타벅스, 타겟과 버드와이저 등 대기업이 성소수자 인권 지지와 관련해 갈수록 큰 딜레마를 안게 됐다.

이러한 기업들이 홍보나 상품 패키지 등에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앞세우거나 이를 상징하는 무지개 무늬를 포함하는 것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이 반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버드와이저는 이러한 상황에 놓인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4월 초 트랜스젠더 유명인의 인스타그램을 ‘버드라이트’ 맥주 홍보에 활용한 뒤 온라인상에서 버드와이저를 겨냥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시장 조사기관 NIQ에 따르면 6월3일까지 4주 동안 미국에서 버드라이트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

버드와이저는 이후 성소수자 관련 인물과 메시지를 제외한 새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고 매주 추첨을 통해 1만 달러의 상금을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로 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

매장에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프라이드 컬렉션’ 상품을 전시한 유통업체 타겟과 최근 영상 콘텐츠에 성소수자 인물을 다수 등장시키고 있는 디즈니도 불매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CNBC는 “타겟과 디즈니가 불매운동에 실제 타격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장기간 진행해 온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스타벅스는 성소수자 축제 기간에 일부 매장에서 이와 관련된 장식을 금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성소수자 지지자들의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됐다.

스타벅스는 결국 공식 성명을 통해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응원한다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성소수자 반대 운동이 올해는 더욱 눈에 띄고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양쪽의 의견을 모두 주시하며 대응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수의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에 크게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다. 자연히 불매운동과 같은 캠페인이 확산되는 일을 최대한 막아야한다.

오바마 정부 시절부터 본격화된 주요 기업들의 성소수자 인권 지지 운동은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미국 뉴욕의 제품 전시장에서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개최하거나 미국 공식 뉴스룸을 통해 성소수자 임직원을 소개하는 등 이와 관련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우경화인가 '레인보우 워싱' 반감인가, 미국 소비자 LGBTQ+ 지지 기업 불매 확산
▲ 성소수사 축제 기간 미국 유통매장 '타겟'에 전시된 의류 제품. < AFP >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양극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트럼프 정부를 거치며 미국의 극우 세력도 힘을 얻기 시작해 상황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기업들이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입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를 브랜드와 제품 홍보 등에 활용하기에는 부담이 커진 셈이다.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소비자의 정치적 성향뿐 아니라 기업들이 그동안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해 보여 온 태도가 이러한 사태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케팅을 위한 목적으로 성소수자 지지 기업을 표방하지만 실제로 이를 위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는 ‘레인보우 워싱’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반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시장 조사기관 DISQO가 9360명의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다수의 성소수자도 기업 광고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는 일을 꺼린다고 전했다.

자신을 성소수자로 정의한 응답자 가운데 3.25%, 성 정체성에 불확실성을 느끼는 응답자의 21.29%는 광고에서 성소수자가 전면에 부각되는 것을 지금보다 덜 보고 싶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레인보우 워싱 마케팅에 성소수자마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기업들이 이런 추세에 대응해 외부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내부적으로 다양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천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 가운데 성소수자를 이사회 멤버에 포함하는 정책을 도입한 기업 수가 지난해 23곳에서 올해 4월에는 112곳으로 늘어났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성소수자 지지 기업을 향한 불매운동이 오히려 기업들로 하여금 성소수자 고용 차별과 같은 실질적 문제에 더 집중하도록 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버드와이저와 디즈니, 스타벅스 등이 직면한 불매운동 이후 성소수자를 향한 태도에 균형을 찾으려는 기업들의 변화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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