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3-06-21 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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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 정부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 사이 국제투자분쟁 해결절차(ISDS)에서 130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삼성물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참여연대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등은 21일 공동으로 발표한 논평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패소는 예견된 일이었다”라며 “정경유착을 저지른 이들은 따로 있는데 그 대가를 오직 국민들이 치른다면 이는 몹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 참여연대가 6월21일 논평을 통해 우리정부가 국제투자분쟁에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에게 패소한 것과 관련해 삼성물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구상권 및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이재용 회장에게 손해배상 구상권 청구는 물론 나아가 국민연금기금의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도 검토해 실행에 옮겨야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이번 패소의 원인이 박근혜 정부 시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배권 승계를 위해 이뤄졌던 부정부패인 만큼 정부와 국민이 손해를 입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이 사태의 발단은 2015년 최소한의 지분보유만으로 삼성전자 지배권을 승계 받고자 했던 재벌3세 이재용의 욕심과 이로부터 뇌물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외압, 정권과 자본의 꼭두각시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 등 당대의 총체적 난국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부패를 저지른 이들이 국정을 농단해 원하는 것을 얻는 동안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 상황을 납득할 수 없으며 정의와 공정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바로 잡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이번 패소와 관련된 인물들과 기업에 책임을 묻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미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측은 지난 5월 노동시민사회단체의 질의에 중재판정부의 판단이 확정된 뒤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 삼성물산, 이재용 회장 등에게 당장 손해배상청구에 나서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성명을 통해 삼성그룹 일가 등 삼성전자-제일모직 합병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박근혜 정권의 정경유착으로 인해 삼성 총수일가의 사익과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에 1300억원의 국민 혈세가 허비될 상황에 처해있다"며 "법무부는 삼성 이재용 회장 등 총수일가와 당시 국민연금 등 부당합병에 찬성을 주도했던 사건 책임자들에게 전부 구상권을 청구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과 불법승계에 국민 혈세가 절대로 투입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경실련은 정부를 향해 이번 ISDS 소송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활동(스튜어드십코드) 강화 등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법무부는 이날 국제 상설중재재판소가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 해결절차에서 엘리엇의 일부 승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제 상설중재재판소는 엘리엇이 한국정부에 요구한 금액 가운데 약 7%인 5358만6931달러(약 690억 원)와 지연이자를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배상금과 지연이자, 법률비용 등을 더하면 우리정부가 엘리엇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1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