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CEO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중장기 전기차 판매 목표를 공격적으로 내놨지만 장기적 경쟁력 제고방안에서 한계가 보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현대차 CEO인베스터데이에서 나온 발표 내용을 놓고 "획기적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으며 레거시 완성차업체의 딜레마가 부각됐다"고 총평했다.
▲ 현대차가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목표를 밝힌 가운데 기존 완성차(레거시) 업체로서 딜레마가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를 하는 모습. <현대차> |
현대차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재무 전략, 전동화 전략, 미래기술 전략의 3가지 중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발표의 핵심은 전동화 전략 강화로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목표를 2026년 94만 대, 2030년 200만 대로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와 비교해 각각 12%, 7% 높여잡았다.
또 향후 10년간 중장기 투자금액을 109조4천억 원으로 잡았다. 그 가운데 전동화 투자 금액은 연평균 3조6천억 원으로 기존 연평균 2조2천억 원보다 64% 높였다.
다만 세부적 추진 계획에 있어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기차전용공장이 아닌 기존 공장을 활용한 혼류 생산에 방점을 뒀다.
기존 내연기관차 라인을 전환하는 방식은 비용이 적고 20~30일의 짧은 시간 안에 가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이런 강점은 단기적 우위일 뿐 전기차전용공장과 비교해 생산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 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와 함께 이 연구원은 현대차가 배터리 가치사슬(밸류체인)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배터리 제조사와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한 안정적 배터리 조달에 방점을 뒀지만 리튬, 니켈 등 원자재 업스트림 투자나 배터리 자체 개발 등에 관한 발표 내용은 없었다.
최근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핵심 원자재 직접 조달에 나서고 있다. 포드는 중국 CATL과 기술 라이센싱 방식으로 100% 배터리 자회사를 설립하고 폭스바겐은은 파워코를 자회사로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다만 현대차는 2분기 또 한번의 수익성 업그레이드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며 "실적 기반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동차산업을 향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유지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