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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전기차사업 진출 추진할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8-04 14: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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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전기차사업 진출 추진할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부품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보도는 이재용 부회장이 전장부품사업의 도전을 위해 인수합병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장부품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계열사를 통해 전장부품사업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부품사업을 인수할 경우 급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전장부품사업 확대를 발판삼아 애플처럼 전기차사업에 진출할지 다시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부인했지만 삼성전자의 전기차사업 진출 가능성은 업계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전장부품에서 스마트폰 부품사업 성공 재현‘

블룸버그는 4일 “이재용 부회장이 전장부품사업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부품사업과 같은 성공을 재현하려고 한다”며 “점점 기술이 고도화되는 자동차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30억 달러 이상의 가격에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피아트 측은 이런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만큼 삼성전자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최근 실적부진으로 부채가 높아지며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전사조직인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부품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2012년부터 피아트-크라이슬러 지주사인 엑소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삼성전자와 피아트 사이에 강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부품사업 경험이 없는 삼성전자가 시장진출을 위해 관련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필수적인 전략”이라며 “인수금액도 적당한 수준이라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I는 최근 화학사업을 매각하고 전기차 배터리에 수조 원대의 투자를 집중하며 성장동력으로 키워내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기차사업 진출 추진할까  
▲ 삼성전기가 개발하는 자동차 전장부품.
삼성전기도 스마트폰 외 전장부품 라인업을 강화해 매출을 다변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이미 피아트-크라이슬러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부품을 공동개발하며 기술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과 계열사의 역량을 합쳐 전장부품에서 시너지를 내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춰내고 있다.

하지만 전장부품시장 특성상 신규업체 진입이 쉽지 않아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삼성전자는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마세라티, 지프 등 유명 브랜드 차종으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며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블룸버그는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스마트폰 등 일부 제품에 의존이 높은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를 바꿔내고 있다”며 “이번 인수가 이뤄지면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전기차 진출할까

삼성전자가 전장부품사업 확대를 발판으로 삼아 애플 등 IT기업과 같이 전기차 개발과 생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는 관측도 대두된다.

로이터는 “자동차업체들이 점점 자율주행 등 안전기능과 발전된 엔터테인먼트, 통신기술 탑재를 확대하며 IT기업들이 자동차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넓히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이 대부분 전장부품으로 대체돼 일반적인 자동차보다 전장부품 탑재 비중이 훨씬 높다. 또 전기차와 함께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통신기능을 탑재한 스마트카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애플은 2021년까지 전기차 완성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수년째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가 결국 ‘궁극의 모바일기기’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애플은 스마트폰과 PC 등 주력제품에 탑재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일원화해 최적화된 사용경험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두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자동차 분야에 진출한다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받는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등 완제품사업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기장치 등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개발해 생산한 뒤 탑재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기차사업 진출 추진할까  
▲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인기 브랜드 '지프'.
자동차 부품사업에서도 여러 계열사를 통해 독자적 기반을 갖춘 만큼 삼성전자가 완성차사업에 진출해 얻을 수 있는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중국 비야디에 5천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경제전문지 시킹알파는 “삼성전자가 만약 완성차 생산에 뛰어들 경우 애플보다 더 확실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완성차사업에 이미 경험이 있고 삼성SDI의 전기차 관련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1995년 삼성자동차를 출범하고 1998년 ‘SM’ 브랜드 완성차를 내놓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를 프랑스 르노에 매각하며 자동차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사업은 삼성전자의 기존 주요분야와 특성이 달라 자체적으로 키워내기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비야디 지분투자와 같은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 등 공격적 행보가 이어진다면 역량을 빠른 시간 안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자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삼성전자가 전장부품에 전문화할 가능성도, 전기차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모두 열려있다”며 “애플과 스마트폰사업에서 구축한 경쟁구도가 자동차분야로 이어갈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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