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배당금의 79%는 상반기 안에 본사로 송금돼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등에 본격 집행되고, 나머지 21%도 올해 안으로 국내로 유입된다.
이는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거둔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에 해당된다.
현대차그룹은 자본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것이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개편한 법인세법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한도 내에서만 외국납부세액이 공제됐다. 하지만 지난해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는 배당금의 5%에 한해서만 국내에서 과세되고 나머지 95%는 과세가 면제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투자 재원으로 해외법인 배당금을 적극 활용함에 따라 그만큼 차입을 줄일 수 있어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와 함께 현금 확보로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당금은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및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기아 오토랜드광명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주로 투입하게 된다.
또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 투자에도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4월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화성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갖고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이 본사 배당액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은 지난 2년 동안(2021~2022년) 경영실적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본사 배당을 늘린 현대차 해외법인은 현대차 미국법인(HMA)과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 등이 있다. 기아는 기아 미국법인(KUS), 오토랜드 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 본사 배당을 확대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