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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자동차노조 임금협상에 배터리 정조준, LG엔솔 SK온 삼성SDI 부담 키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6-08 15: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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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자동차노조 임금협상에 배터리 정조준, LG엔솔 SK온 삼성SDI 부담 키워
▲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이 빅3 자동차기업과 한국 배터리업체들 사이 합작 전기차 배터리공장에 노조의 임금 인상 등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앞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와 임금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체에도 노사관계 관련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자동차공장 퇴직자 고용승계 등 조건을 요구하며 미국 내 배터리공장을 정조준하고 있는데 이는 인건비와 근로자 전문성 등 측면에서 단점으로 남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8일 “전미자동차노조가 전기차 배터리공장 근무인력 임금 등 고용조건을 두고 역사상 가장 큰 싸움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산업 최대 노동조합인 전미자동차노조는 7월부터 GM과 포드, 스텔란티스를 포함하는 미국 ‘빅3’ 자동차기업과 4년 만에 이뤄지는 임금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기업들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3사와 합작법인을 통해 운영하는 배터리 생산공장이 가장 중요한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미자동차노조와 빅3 자동차기업의 협상 결과는 미국 내 모든 자동차와 부품공장에 적용된다. 다만 배터리공장은 한국 협력사와 공동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노조가 배터리공장에도 동일한 계약조건을 적용하는 일을 이번 협상에서 핵심 목표로 앞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 부스 전미자동차노조 부위원장은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어떠한 근로자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오하이오 배터리공장은 전미자동차노조가 이미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한 만큼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미자동차노조는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공장에서 근로조건을 두고 연초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 임금을 GM 자동차공장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현재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시급은 16.5달러부터 시작되며 7년 동안 22달러까지 상승한다. 반면 자동차공장 근로자 시급은 18달러에서 시작하며 32달러까지 높아질 수 있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과 GM 공장에서 노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임금이 현재의 2배 수준까지 인상될 수도 있는 셈이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최근 노조 행사에서 배터리공장 근로자 처우 개선에 ‘올인’해 싸움을 이어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노조가 LG에너지솔루션과 GM 오하이오 공장에서 원하는 조건으로 협상에 성공해도 다른 곳에 신설되는 공장이나 SK온, 삼성SDI의 배터리 합작공장에는 이런 내용이 적용되지 않는다.

배터리공장은 빅3 자동차기업과 전미자동차노조 사이 이뤄지는 생산공장 근로자 정기 임금협상과 별도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미자동차노조가 7월 협상에서 배터리공장의 근로조건을 자동차공장과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하는 데 성과를 낸다면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모두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모두 미국 내 신설되는 공장의 인건비 상승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다.
 
전미자동차노조 임금협상에 배터리 정조준, LG엔솔 SK온 삼성SDI 부담 키워
▲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조감도(왼쪽) 및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공장.
전미자동차노조는 이에 더해 전기차 중심의 사업 전환 과정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자동차공장 근로자를 배터리공장에서 승계하도록 하는 조건도 요구하고 있다.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자동차공장 근로자가 배터리공장에서 근무하게 된다는 것은 기존 경력을 인정해 높은 임금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빅3 자동차기업과 한국 배터리업체 입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숙련도가 낮은 인력을 고액의 임금에 고용해 합작공장에서 운용해야만 하게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는 과거 GM과 일본 토요타의 합작법인이 운영하던 공장에서 GM의 다른 자동차공장과 동일한 임금 및 근로조건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 사례가 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파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하며 빅3 자동차기업을 압박해 온 강성노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동차기업들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국 배터리업체가 미국에 신설하는 공장에서 임금 협상에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전미자동차노조와 빅3 자동차기업의 논의 결과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전미자동차노조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노조는 자동차기업과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을 반대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정책으로 미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산업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는 바이든 정부가 결국 노조에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형성해나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블룸버그는 “전미자동차노조와 빅3 자동차기업 노사협상은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리튬 등 소재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앞으로 미국에 설립되는 반도체공장에도 노사 갈등 문제가 떠오르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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