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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대사 황준국, 인권이사회 연임 실패 아픔 딛고 안보리 재진입 성과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3-06-07 11: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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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재진입을 이뤘다.

황 대사는 지난해 유엔 인권이사회 연임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는데 절치부심한 끝에 중요한 외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엔대사 황준국, 인권이사회 연임 실패 아픔 딛고 안보리 재진입 성과
▲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6월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출이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황준국 대사는 6일(현지시각)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진출이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보편적 가치와 유엔 헌장의 원칙에 기반을 둔 외교, 개도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세계 평화와 자유,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확보했다. 임기는 2024년 1월1일부터다.

한국시간으로 6일 밤 11시부터 시작된 투표에 유엔 회원국 193개 가운데 192개국이 참여했는데 한국은 180표를 얻어 당선됐다.

한국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되기 위해선 투표에 참석한 국가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단독후보로 나서며 선출이 유력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의 비상임이사국 재진입을 불편해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이 때문에 1차 투표에서 3분의 2를 득표하지 못하고 재투표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제기돼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우려와 달리 한국이 1차 투표에서 몰표에 가까운 180표를 얻으면서 황준국 대사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이번 대한민국의 안보리 이사국 재진입은 북핵 문제를 놓고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것으로 평가된다.

황 대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이 됐다”며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동북아 정세에서 3국이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직접 다룬다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평화 및 안전 유지의 일차 책임기관으로 유엔 회원국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유일한 기구다.

비상임이사국은 5개 상임이사국에만 주어진 거부권은 행사하지 못하지만 유엔 안보리의 현안 논의와 표결에 전부 참여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은 이해당사국으로서 일부 회의에만 참석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회의 참석과 표결 외에도 안보리 산하 2~3개 위원회의 의장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황준국 대사는 이번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을 위해 지난해 12월 뉴욕 더타임스 센터에서 선거 캠페인을 벌이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황 대사는 투표를 하루 앞둔 5일에도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각국 외교관을 초청해 선거 캠페인을 벌였다. 황 대사 내외가 한복을 차려입고 손님을 맞는 동시에 대표부 직원과 그 가족들 또한 각양각색의 한복을 챙겨 입고 나와 패션쇼를 진행했다.
 
유엔대사 황준국, 인권이사회 연임 실패 아픔 딛고 안보리 재진입 성과
▲ 주유엔 한국대표부가 6월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대표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진출을 위한 선거 캠페인 리셉션으로 한복 패션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준국 대사는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 ‘글로벌 중추국가’ 맞춤 공약도 준비했다. 

그는 △평화유지활동(PKO)·평화구축에 대한 기여 △여성과 평화 안보에 대한 기여 △사이버안보에 대한 기여 △기후변화 극복에 대한 기여 등 네 가지 중점 과제를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 공약으로 발표했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사가 비상임이사국 선출이란 성과를 거둠으로써 지난해 있었던 인권이사회 이사국 탈락의 아픔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한국은 2022년 10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투표에서 3표 차이로 낙선해 연임에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2006년 유엔 인권이사회 출범 이래 줄곧 유지해온 이사국 자리를 잃었다.

이사국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한국은 향후 2년간 인권 문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 대한민국은 북한 인권 문제의 이해당사국이기 때문에 인권이사회 이사국 낙선을 두고 참담한 외교 실패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유엔 한국대표부 국정감사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황 대사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자유와 인권, 법치와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외교를 지향하는데 이번 선거 결과가 당분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으로 (선거가) 계속 늘어날텐데 '선거가 많아서 실패했다' 이게 이유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사는 여야의 비판에 “선거 과정을 철저히 분석하고 향후 국제기구 선거에서 전략을 잘 세울 수 있도록 교훈을 얻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준국 대사는 외교부 내에서 양자, 다자회담 관련 업무를 두루 경험한 합리적 성향의 관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3월 6자회담 차석대표인 북핵외교기획단장에 임명되며 북핵 협상 무대에 데뷔한 이래로 북핵 문제를 전담해 와 '북핵통'으로도 잘 알려졌다.

황 대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프린스턴대 정책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2년 16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주유엔대표부 1등서기관·참사관, 주미공사, 주영국대사 등을 지냈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2014년) 이면 합의 논란으로 2018년 퇴직한 뒤에는 연세대 국제 대학원과 한림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주유엔대사로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1960년생으로 나이가 같고 개인적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7월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윤석열 예비후보 후원회장을 맡은 것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리 재진입이 확정된 후 "유엔 192개 회원국 중 180개국 찬성으로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한 것은 글로벌 외교의 승리"라며 높이 평가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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