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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잇는 테마파크 도전, 누가 성공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7-18 19: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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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잇는 테마파크 도전, 누가 성공할까  
▲ 테마파크 건설에 나선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테마파크는 꿈의 사업이다. 성공하면 수많은 관광객에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 지역경제도 순식간에 바꿔놓는다.

하지만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테마파크를 세우는 데 수많은 난관을 통과해야 한다.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쪽박이다.

테마파크를 위한 도전이 쏟아지고 있다. 이랜드는 제주도에 테마마크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춘천에서 레고랜드가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홍준표 경남지사까지 뛰어들었다.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씨월드, 레고랜드….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전 세계의 테마파크 대열에 누가 합류할 수 있을까?

◆ 테마파크사업에 뛰어든 홍준표

테마파크는 문화산업과 IT산업 등 여러 산업분야가 결합한 종합산업적 성격을 띤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거대산업으로 발전한 게 테마파크다.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창조경제와 일맥상통한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16일 폭스그룹과 경남 진해에 글로벌 테마파크를 세우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폭스그룹과 경상남도는 2018년까지 35억 달러(약 3조5천억 원)를 투자해 영화테마파크, 워터파크, 리조트, 카지노 등이 어우러진 복합 레저리조트단지를 설립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테마파크가 세워질 경우 1만여 명의 고용효과가 일어나고 총 5조 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2조2천억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본다. 탐낼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경남도는 이를 위해 지자체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홍 지사는 “테마파크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투자자들의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홍 지사는 테마파크가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본다. 홍 지사는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의 육성이 필요했기 때문에 테마파크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해 글로벌 테마파크는 경남의 미래 50년이 달린 핵심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테마파크 기획자인 김혁 테마파크파라다이스 대표는 “테마파크가 국가나 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테마파크는 부동산개발업에 콘텐츠산업이 결합한 장치산업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신성장동력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이러다 보니 경남도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테마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제주도에 한류 테마파크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춘천에는 오랜 표류 끝에 레고랜드 건설이 확정됐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동안 상당수 테마파크 추진계획들이 투자유치, 사업인허가, 부지매입 등의 문제로 중간에 무산되는 운명에 처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와 여가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 무턱대고 대형 테마파크사업을 추진하다가 빚더미에 올라앉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줄잇는 테마파크 도전, 누가 성공할까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6일 폭스 컨수머프로덕트 등과 영화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뉴시스>

◆ 한류 컨텐츠 앞세운 이랜드의 제주 테마파크

한국에 대형 테마파크가 지어진다는 말은 무성했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난 곳은 많지 않다. 그마나 뚜렷히 윤곽을 드러내는 곳은 이랜드가 추진하는 제주도의 더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이다.

이랜드는 지난 해 3월 제주도 애월읍 일대 87만5346㎡ 넓이에 복합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더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 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 4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1단계 사업은 2277억 원 규모로 2017년까지 K팝 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어 2단계로 국제 컨벤션센터와 스타셰프 레스토랑을 설립하고, 3단계로 외국인 전용 노블빌리지를 만든다. 2022년까지 총 6945억 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랜드는 제주도에서 켄싱턴제주호텔과 제주 풍림리조트를 인수해 제주도내 객실보유 1위 기업에 올라서며 제주도 테마파크사업을 준비해 왔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제주도 테마파크사업에 대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테마파크를 만들 것”이라며 “재밌는 컨텐츠로 디즈니랜드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테마파크는 놀거리뿐 아니라 공연, 박물관, 유통, 패션, 외식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20년 동안 테마파크의 꿈을 품어왔는데 그 꿈을 마침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랜드가 다른 테마파크와 차별화를 노리는 부분은 ‘한류 컨텐츠’다. 박 부회장은 디즈니랜드를 뛰어넘을 무기로 선택한 한류 컨텐츠를 이미 선보이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해 10월부터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한류 콘서트인 ‘와팝’을 열고 있다. 와팝은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 컨텐츠를 결합한 공연이다.

와팝은 성공적으로 시즌1을 마치고 다음달 8일부터 시즌2를 선보인다. 이미 중국 여행사와 회당 1천 명, 매주 3천 명 씩 중국인 관광객 유치협약을 맺었다. 연간 15만 명 규모다. 이랜드는 제주도 테마파크에서도 와팝과 같은 한류 컨텐츠를 중심에 세우려고 한다.

이랜드의 제주 테마파크는 해마다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테마파크 건립지로 제주도를 선택한 데 대해 “이랜드 중국법인이 관리하는 1천만 명의 중국 VIP들이 관광지로 제주도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중국사업 성공을 바탕으로 테마파크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이랜드는 지난 해 국내 패션브랜드 최초로 중국 매출 2조 원을 넘어서며 중국사업에서 성공했다. 이랜드가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레저사업과 연계했을 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줄잇는 테마파크 도전, 누가 성공할까  
▲ 이천 레고랜드가 무산된 후 독일 바이에른에 레고랜드 도이칠란드가 지어졌다.

◆ 20여년 만에 들어서는 춘천 레고랜드

춘천에 들어서는 레고랜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글로벌 킬러 콘텐츠인 ‘레고’ 브랜드의 테마파크다.

춘천 레고랜드는 얼마 전 개장시기를 2017년 3월로 최종 결정했다.

레고랜드 프로젝트 시행사인 엘엘개발은 2일 존 야콥슨 레고랜드 총괄사장, 존 어셔 레고랜드 개발사장 등과 준공은 2016년 하반기에 하고 개장은 2017년 3월에 하기로 합의했다. 준공시기가 겨울인 점과 시험가동 기간을 감안해 개장시기는 이듬해 봄으로 확정한 것이다.

춘천 레고랜드는 레고랜드 최초로 섬에 조성된다. 이 점이 한동안 레고랜드 건립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춘천시와 정부가 레고랜드가 위치할 중도로 접근할 수 있는 교량건설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오랫동안 끌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사업타당성을 인정받은데 이어 내년 정부예산에 250억 원의 교량건설 1차 예산안이 반영되면서 걸림돌이 제거됐다. 강원도는 조만간 시공사를 선정하고 공사에 들어간다.

레고랜드를 운영하는 영국 멀린사는 월트디즈니에 이어 세계 2위 테마파크그룹이다. 레고랜드, 시라이프 아쿠아리움, 마담투소 밀납인형 박물관, 런던 아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레고랜드는 국내 관광사업 중 외국자본이 1억 달러 이상 투자하는 최초의 사례다. 멀린사와 국내 컨소시엄 이 총 4872억 원을 투자해 129만1천㎡ 규모의 테마파크를 만든다.

강원도는 레고랜드가 개장하면 연간 200만 명이 방문해 5조 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 16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고 연평균 세수가 5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레고랜드는 1996년부터 한국진출을 타진했다. 최초 건립예정지는 레고공장이 있었던 이천이었다. 그러나 인허가 문제로 중단됐다. 그러자 다른 후보국이었던 독일에 레고랜드가 지어졌다. 독일 레고랜드는 2002년 개장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국내 레고랜드사업은 한동안 표류하다 강원도의 적극적 유치로 활로가 트였다. 정부의 확실한 지원도 이끌어 냈다. 4월 레고랜드 부지가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됐고 최대 50년간 공유지를 무상으로 임대해주기로 했다. 법인세 5년간 면제, 재산세 15년간 면제라는 세제혜택도 제공했다.

춘천 레고랜드는 레고랜드 두바이, 레고랜드 재팬 등과 비슷한 시기에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보다 앞서 개장한다면 전 세계에서 7번째, 아시아에서 2012년에 문을 연 말레이시아에 이어 2번째다.

레고랜드는 건물과 길, 표지판 등이 모두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지는 테마파크다. 레고랜드는 3세에서 12세 가량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주고객으로 삼는다.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경춘선 ITX 등으로 수도권 접근성도 높아져 수도권 인구를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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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버셜스튜디오는 화성에 지어질 예정이었으나 부지매입 문제로 8년만에 백지화됐다.

◆ 세계적 테마파크들의 한국 진출 실패사

대형 테마파크사업이 늘 흥행하는 것만은 아니다. 심지어 유니버셜스튜디오와 파라마운트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들도 테마파크 건립에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부지매입 문제로 테마파크사업을 포기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 실패사례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한 화성 유니버셜스튜디오다.

화성 유니버셜스튜디오는 2007년 처음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까지 약 5조 원을 투자해 테마파크 부지 53만㎡를 포함한 420만㎡ 규모의 종합 리조트를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의 7배, 싱가포르 유니버셜스튜디오의 6배나 되는 거대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경기도는 15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와 1500만 명의 관광객 유치, 1900억 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부지 소유주인 한국수자원공사가 1조2천억 원을 땅값으로 요구한 반면 시행사는 1500억 원을 제시해 간격이 컸다.

경기도 중재로 공시지가인 5040억 원에 토지매입을 합의했으나 시행사인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USKR)가 자금난으로 매입약속을 지키지 못해 결국 계약이 파기됐다. 시행사는 3천억 원까지 매입비용을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E 실버 미국 유니버셜파크앤리조트 사장이 지난 해 말 간담회에서 “한국진출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아시아 최고 수준의 유니버셜스튜디오를 한국에 꼭 지을 것”이라고 밝혀 유니버셜스튜디오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김문수 경기지사 등도 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부지매입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유니버설스튜디오는 물거품이 됐다. 토마스 윌리엄스 유니버셜파크앤리조트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근교 테마파크 건립은 백지화됐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에 파라마운트 영화 테마파크가 들어설 계획이었다. 대우송도개발의 전신인 대우자동차판매가 2008년 3년간 1조5천억 원을 들여 인천 연수구 일대에 50만㎡ 규모의 파라마운트 무비파크 코리아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파라마운트의 콘텐츠로 아시아 지역에서 테마파크와 리조트를 운영할 수 있는 EGE(East Gate Entertainment)와 대우자동차판매가 손을 잡고 합작법인 파라마운트 무비파크 코리아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인천 송도에서 테마파크를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2010년 대우자동차판매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이 사업은 표류하고 있다.

결국 인천 송도에 건립을 추진했던 파라마운트 테마파크도 끝을 보지 못했다.

EGE는 인천에서 손을 떼고 안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EGE는 안산시와 2조 원을 투자해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안산시는 연평균 관광객 1천만 명 유치, 4조1550억 원 생산유발, 3만923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6월 취임 후 인터뷰에서 파라마운트 무비파크를 유치해 안산시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계획의 성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부산에서 MGM테마파크가 추진된 적이 있다. 2006년 부산시와 MGM이 MGM스튜디오 시티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1년 테마파크 개장을 목표로 했지만 부산시와 MGM의 협상결렬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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