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은행채 발행이 최근 늘고 있지만 증가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레고랜드 사태 이후 발행을 자제해 온 은행채가 시장에 다시 복귀하고 있다”며 “다만 대출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은행채 발행 수요도 제한적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 은행채 발행이 최근 늘고 있지만 증가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5월 은행채 발행액은 24조7600억 원, 순발행 95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최고 발행액이자 처음으로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신용경색을 우려해 내놓은 발행 제한 조치가 4월에 풀렸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화를 위한 은행채 발행 제한을 종료하고 4월 들어 만기 물량의 125%까지 발행한도를 완화해줬다”며 “하반기 은행채 만기도래 물량이 대기 중이기 때문에 그동안 미뤄졌던 은행들의 자금조달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5월부터 9월까지 은행채 만기도래 물량은 매달 20조 원 가량이다. 하반기 차환 물량만 보더라도 104조 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은행권 자금수요는 가계와 기업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개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는 주요 요인은 대출 증가다.
정 연구원은 “높은 금리와 부동산 경기 부진 여파로 가계대출이 축소되고 있다”며 “더욱이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대출 가운데 일부는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대환 프로그램으로 은행 자산에서 삭제되면서 실질적으로 은행 대출에 계상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은행채 발행 수요를 크게 늘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이 직접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했던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올해 초 AA급 이상 우량등급 발행사 중심의 순발행 기조가 나타나면서 대기업 은행 대출 수요가 감소했다”며 “신용시장 내 양극화 흐름에 중소기업 은행 대출 수요는 존재할 수 있지만 경기둔화와 금리 부담 탓에 신규 대출 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