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NH농협은행이 디지털 전환에 성과를 내면서
이석용 행장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 노력도 탄력을 받게 됐다.
농협은행은 최근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초개인화 서비스 ‘마케팅 허브’를 내놨다. 올해 초 출시된 다른 차세대 정보관리체계와 함께 농협은행의 디지털전환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 NH농협은행이 세워둔 디지털 전환 계획이 하나씩 가시화하며 이석용 행장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 노력도 힘을 받게 됐다. |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며 미래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농협은행은 전날 초개인화 서비스 ‘마케팅 허브’를 내놨다. 마케팅 허브는 고객 개개인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인프라다.
농협은행은 디지털전환을 위해 ‘차세대 정보계 사업’ 계획을 세웠는데 마케팅허브는 3월에 1차 성과로 공개된 데이터허브, 비아이(BI, Business Intelligence) 포탈과 함께 이 사업의 3대 축이다.
마케팅 허브와 데이터허브, BI포털 등 핵심 인프라가 구축된 만큼 농협은행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가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서비스라면 마케팅허브는 직원이 사용하는 체계로 좀더 실시간으로 고객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된다”며 “3월에 오픈한 데이터허브와 비아이 포탈과 함께 디지털전환 결과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석용 행장은 취임 뒤 디지털전환(DT) 부문을 신설하고 관련 부행장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는 등 디지털전환에 힘써 왔다.
이 같은 디지털전환 노력은 최근 기대에 걸맞는 성과로 드러났다. 한경비즈니스가 29일 발표한 ‘2023 모바일 뱅킹 평가’(6개 은행앱 대상, KB·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NH올원뱅크’는 신한은행의 ‘쏠(SOL)’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항목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속도다. 설문 참여자들은 NH올원뱅크의 ‘실행 속도’에 6개 은행 평균인 3.74를 뛰어넘는 3.81점을 줬다. 1월 말에 사용속도를 30% 가량 늘린 새 올원뱅크 앱을 내놓은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올원뱅크는 국내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4월 말에 발표한 1분기 금융앱(핀테크, 카드, 인터넷은행, 상호금융 등 포함) 이용자 평가조사에서도 10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디지털전환 관련 미래 규제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5월 중순에 내놓은 선불업자용 ‘통합예치금관리 API’가 대표적이다.
시장에는 최근 선불전자지급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지만 선불충전금 보호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국회에서는 선불충전금 금융기관 예치 및 신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전자금융거래법에 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농협은행은 이에 대해 아이오로라와 페이워치코리아 등 전자금융업 기업과 계약을 맺고 미리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 선불충전금 분리보관수요가 있는 같은 업계 기업과 제휴도 확대한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는 소프트웨어나 응용 프로그램들이 서로 통신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과 도구를 뜻한다. 오픈API를 토대로 협업하고 사업확장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금융권 내에서는 이를 활용하는 분야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지는 않았지만 미리 대비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이 그 동안 디지털전환 관련 협업에 적극적 태도를 취해왔던 점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농협은행은 오픈API시장에 2015년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도전한 뒤 선두주자로 평가받아왔다.
농협은행의 디지털전환은
이석용 행장이 의지를 싣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2023년 경영전략으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 생소한 경쟁 환경에서 은행과 비은행의 경계를 넘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업무프로세스를 재분석하고 디지털화해 농협은행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나 이 행장이 여러 차례 ‘원 앱’을 강조해 왔던만큼 모든 것을 하나의 앱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앱 ‘올원뱅크’가 주된 과제다.
그는 올해 초 새 ‘올원뱅크’를 내놓으면서 “고객의 금융생활을 단 하나의 앱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고객에 사랑받는 금융권 대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