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드러난 미흡한 정보보안 관리 및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채용 특혜 의혹 등으로 국민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책임을 깊이 통감했다”고 말했다.
▲ 자녀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인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워원회 사무총장이 5월25일 자진사퇴했다. 박 사무총장이 5월23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 이만희 의원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자녀 특혜 의혹의 대상이 돼 온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은 사무처의 수장으로서 그동안 제기돼 온 국민적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 결과에 상관없이 현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의 사퇴와 관계없이 의혹 규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선관위는 “전·현직 공무원의 자녀 채용 관련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징계 또는 수사 요청 등 합당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필요한 모든 개혁 조치를 지속적으로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선관위 간부 자녀의 경력 채용은 모두 6건이다.
박 사무총장의 자녀는 광주 남구청에서 9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월 전남 선관위의 7급 이하 경력직 6명 공모에 지원해 9급에 채용됐다. 채용 뒤에는 전남 강진군 선관위에 배치됐다.
2015년부터 충남 보령시에서 8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송 사무차장의 딸도 2018년 충북 단양군 선관위 8급 공무원에 경력 채용됐다.
박찬진 사무총장은 그동안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부인해왔다.
박 사무총장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빠 찬스라서 법적책임을 져야 한다면 당연히 책임을 진다”며 “경력 채용 과정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서 서류 및 면접 심사 시 외부 심사위원이 2분의 1 이상 위촉되도록 하고 채용 전 과정을 외부 위원에게 점검·평가받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사무총장의 해명에도 여당은 선관위를 향해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북한 해킹 관련 국가정보원 보안 컨설팅 거부 논란 등을 문제 삼아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그리고 박 사무총장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이만희 의원은 23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북한 해킹과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항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직은 물론 전직까지 전수조사 이뤄지면 특혜채용 의심사례가 고구마 줄기 캐듯 줄줄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관위가 기둥부터 썩어있던 게 드러났는데도 마땅히 책임져야 할 노태악 위원장과 특혜채용 의혹 당사자인 박 사무총장은 뻔뻔하게 자리를 버틴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