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산 수출 기록을 새로 쓸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방산 육성 의지를 보이며 올해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 주요 방산 협력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콘퍼런스를 매달 열어 주요 방산업체들이 신규 수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정부의 방위산업 확대 의지에 따라 하반기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6월부터 유럽과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방산 수출 대상국과 매달 한 건 이상 총 10건이 넘는 협력 행사를 연다.
방위사업청은 6월 서울에서 튀르키예와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시작으로 같은 달 이집트, 케냐와의 제1회 방산군수공동위를 가진다. 7월부터는 스페인과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칠레, 태국과 콘퍼런스 행사가 예정돼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재단(SIPRI)이 발표한 2022년 군비지출 동향 보고서를 보면 특히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군비지출 3위와 4위 국가여서 눈길을 끈다.
10월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는 ‘2023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도 열리는데 이 때도 수출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방위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수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022 방산수출 전략회의’를 열고 “방위산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이자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중추”라고 강조했는데 올해 들어 수출을 위한 협력행사가 활발히 열리는 셈이다.
방산산업은 특성상 정부 간 협력을 바탕으로 수출이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보면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출 기회가 앞으로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2022년 11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한국-폴란드 방산 협력 콘퍼런스’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 경공격기, 현대로템의 K2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자주포 등과 관련한 2차 수출 이행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과 추가 수출을 위한 협의가 이뤄진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국내 방산업체들의 하반기 신규 수출 전망이 좋다는 시각이 많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방위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비지출은 2조2400억 달러(약 2900조 원)로 2021년보다 3.7% 늘었다. 8년 연속으로 글로벌 군비지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치 기록을 새로 썼다.
이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의 예산을 살펴보면 미국의 2024년 국방 예산은 8420억 달러로 책정돼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냉전 체제 돌입으로 국방비 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은 미국과 동맹에 따라 무기 체계 등의 상호운용성을 기반으로 갖추고 있어 방위산업 연구 개발 등에서 협력할 잠재력이 크다”고 바라봤다.
올해 하반기 실제 신규 수주를 통해 지난해 이어 역대 방산 수출 기록을 새로 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주요 업체들의 방산수출이 170억 달러(약 22조4천억 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올해도 폴란드와 현대로템의 K2 전차 2차 계약이 납품으로 이어지면 2022년 수준은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뿐 아니라 새로운 국가와 추가적 수출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군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루마니아 등의 신규 국가의 수주도 기대된다”며 “많은 국가들이 폴란드와 같이 면허생산이나 기술이전 등을 동반한 군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은 올해 2월 대한상공회의소 동유럽 경제사절단으로 루마니아를 방문해 정부 및 국영방산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포괄적 방위산업 협력 증진을 약속한 바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신냉전 체제 속에서 정부가 방위산업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며 “물론 최근 이집트 등의 전투기 프로젝트 등은 일부 지연되고 있긴 하지만 추가 수출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이 크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