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컨테이너에 XM3(수출명 아르카나)를 적입하고 있는 모습. <르노코리아> |
[비즈니스포스트]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주력 모델 XM3을 비롯해 차량 수출길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자동차 전용운반선 운임이 급격히 상승한 데다 선박 자체도 구하기 쉽지 않아 수출길이 막히자 일반 화물을 주로 싣는 컨테이너선에 차량을 넣는 방식까지 동원하고 있다.
17일 방문한 부산 강서구 신호동 르노코리아 공장에서는 컨테이너에 XM3 차량을 적입하느라 직원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40피트 컨테이너 하나에는 XM3 3대가 들어가는데 이를 위해 특수한 고정장치를 사용해 자동차를 고정시키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컨테이너에 자동차 3대를 싣는데 드는 시간은 20분으로 르노코리아는 하루 25개 컨테이너를 관련 업체와 협업해 부산신항으로 실어 나르고 있었다.
이선희 르노코리아 완성차물류담당은 “특수한 장치로 자동차를 고정하는 만큼 받는 곳에서도 장치를 해제할 수 있는 장비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프랑스 르아브르(Le Havre) 항구에만 해당 장치가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컨테이선 방식 수출을 동유럽과 라틴아메리카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전용운반선 운임은 지난해부터 상승했는데 이 문제가 2~3년 안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희 담당은 “애초 신규 자동차 전용운반선이 건조되고 투입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국에서 전기차 수출을 위해 대규모 계약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자동차 전용운반선이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며 `운임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자동차 전용운반선의 운임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아예 선박을 확보하는 일 조차 쉽지 않아 르노코리아는 올해 1~4월 누적판매에서 국내 5개 완성차업체 가운데 홀로 판매실적이 후퇴했다. 특히 4월 수출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56.8%나 급감했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컨테이너선을 이용한다는 대안을 빠르게 마련했다. 4월 XM3를 컨테이너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 뒤 5월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터쇼를 위한 특수차량이나 VIP를 위한 특수 차량들을 컨테이너선에 보내지만 양산차의 수출을 위해 컨테이너를 사용한 것은 자동차업계에선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 이해진 르노코리아 제조부문장이 17일 부산 공장에서 품질 관리 등 사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
르노코리아의 주력 수출모델 XM3는 컨테이너 1개에 3대가 들어가면서 자동차 전용운반선과 비교해 오히려 운송비가 절감되는 `전화위복`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물량 배정을 놓고 르노그룹의 다른 글로벌 생산공장과 경쟁하고 있다. 신차 배정의 주요 평가 요소는 원가 경쟁력인데 르노그룹의 주요 시장인 유럽에 있는 다른 공장보다 르노코리아는 운임비가 추가돼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운송 문제만 해결한다면 르노코리아는 그룹 내에서 자동차 품질로는 1~2등을 다투는 수준이어서 물량을 배정받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해진 르노코리아 제조본부장은 “부산공장의 품질 지표는 르노그룹에서 1~2위로 최상급이다”며 “원가경쟁력에서도 혼류 생산을 통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공장은 현재 XM3와 QM6, SM6 등 3개 모델을 혼류생산 방식으로 2교대로 시간당 45대를 생산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한 때 4개 플랫폼을 활용해 7개 모델을 1개 라인에서 혼류생산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품질을 자랑했는데 현재도 이런 높은 생산성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선 제조공정에서 수차례 테스트를 함께 진행하며 최고 수준의 차량 품질을 위해 힘쓰고 있었다.
다른 자동차업체와 달리 르노코리아는 대규모 언론사 방문에도 정상적으로 공장을 돌리며 실제 자동차를 생산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장 직원들이 공정 과정별로 설명할 때도 품질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 르노코리아 조립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르노코리아> |
특히 자동차의 꽃인 조립공장에서는 불량 발생 예방시스템과 자동검사 로봇 및 포터블 비전, CCTV 품질확인 등을 통해 최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작업지시 정보를 태블릿으로 전달해 실시간으로 품질을 점검할뿐 아니라 로봇이 통해 주요 차량 부분에 중간중간 품질 검증을 실시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끊임없는 품질 향상을 통해 르노그룹에서도 톱티어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품질이나 작업 향상을 높이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에서도 같이 고민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로서 작지만 높은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