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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발생도 안 한 엘니뇨, 설탕 밀 포함 식량 원자재 가격 흔들어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3-05-16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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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발생도 안 한 엘니뇨, 설탕 밀 포함 식량 원자재 가격 흔들어
▲ 2015년 당시 엘니뇨 발생에 따른 수온 변화를 색으로 표현한 지도. <미국 국립해양대기국>
[비즈니스포스트]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엘니뇨가 벌써부터 주요 식량 원자재의 가격을 흔들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엘니뇨의 발생 가능성이 커지자 세계 식량 원자재 시장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동쪽 적도 인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진 상태가 일정 기간 이어질 때를 의미한다. 반대 현상인 라니냐와 함께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기상학자들은 이번 목요일부터 연말 사이에 약한 수준이라도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을 80%로 바라본다.

슈퍼 엘니뇨 즉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도 55%로 예상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과거에 엘니뇨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1년 동안에는 비연료 상품(nonfuel commodity)의 시세가 평균적으로 5.3% 상승한다.

엘니뇨의 영향에 따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대체로 가뭄이 발생해 인도에서 설탕, 말레이시아에서 팜유, 호주의 밀 등의 생산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농산물 생산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

남아메리카나 미국의 남부 지역에서는 엘니뇨의 영향에 따라 더 습해지는 날씨가 농작물의 생장을 도울 수도 있으나 자칫 정도가 심해지면 수확을 방해하는 홍수가 될 수도 있다.

팜랜즈파트너스의 폴 피트만 회장은 농작물 생산에 엘니뇨가 미치는 영향을 놓고 “습함과 건조함 사이에 경계가 되는 아주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불러온다”고 말했다. 이 기업은 미국에서 서울 면적보다 큰 789제곱킬로미터의 농지를 관리하고 있다. 

아직 엘니뇨의 영향을 직접 받지는 않았으나 생산량이 감소한 농산물의 가격은 크게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생산량에 타격을 받은 원당(raw sugar) 시세는 올해 들어 세계적으로 30% 이상 올라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질 적색밀(hard red wheat)의 시세는 5월 들어 10% 급등하기도 했다.

반면 생산량이 늘어난 옥수수, 콩은 각각 올해 들어 13%, 8% 가격이 떨어졌다.

일부 투자자들이 올해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바라보고 투기성 투자를 하면서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세계 최대 설탕 중개회사이 차르니코(Czarnikow)의 스테판 겔다트 분석책임자는 “이러한(엘니뇨) 날씨의 패턴이 얼마나 강하게,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대체로 불분명하다"며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한데도 사람들은 갑자기 엘니뇨를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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