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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투자 '기본이 조 단위', 삼성 SK 롯데 셀트리온 인수하고 공장 짓고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3-05-12 1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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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투자 '기본이 조 단위', 삼성 SK 롯데 셀트리온 인수하고 공장 짓고
▲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생산시설 확대와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들어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투자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건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4개 업체다. 이들이 계획한 예산만 10조 원대에 이른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4개 기업의 투자는 크게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확대와 인수합병 쪽으로 나눌 수 있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근거지인 인천 송도에서 공장 증설에 집중한다.

기존에 1~3공장을 운영하다 지난해 4공장을 준공했고 최근에는 5공장 설립 규모를 확정했다.
 
바이오 투자 '기본이 조 단위', 삼성 SK 롯데 셀트리온 인수하고 공장 짓고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7조5천억 원을 들여 짓는 송도 제2 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에 1조9800억 원을 들여 생산능력 18만 리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착공해 2025년 9월 가동하는 게 목표다. 

5공장이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78만4천 리터에 이르게 된다.

이미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 경쟁자들과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것이다.

증설은 5공장 이후에도 이어진다. 1~4공장이 위치한 제1바이오캠퍼스에 이어 제2바이오캠퍼스가 조성된다.

제2바이오캠퍼스에는 5공장을 시작으로 장차 8공장까지 들어선다.

전체 투자비는 무려 7조5천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수합병에 관해서도 꾸준히 투자를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기술을 확보해 생산 품목을 다양화하고 해외 생산시설을 마련하는 등 여러 방향의 전략이 검토되는 것으로 보인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해외 지역을 대상으로 그린필드(직접 투자)와 브라운필드(인수·합작) 모두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5년 동안 2조4천억 원을 넣어 인프라 확대와 인수합병, 연구개발을 병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바이오 투자 '기본이 조 단위', 삼성 SK 롯데 셀트리온 인수하고 공장 짓고
▲ SK바이오사이언스가 건설하는 송도 R&PD센터. < SK바이오사이언스 >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을 이끌었던 코로나19 백신을 대신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먼저 인프라 측면에서 안동 백신 공장 L하우스 증설, 송도 R&PD(연구·공정개발)센터 건설이 동시에 이뤄진다.

L하우스를 확장해 백신 생산능력을 대폭 키우는 한편 R&PD센터를 기반으로 연구개발 역량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배양하겠다는 것이다.

인수합병의 경우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치료제 (CGT),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유망한 분야에서 대상을 살펴보는 중이다.

차세대 백신 개발과 CDMO사업 육성에 필요한 기술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사들이는 편이 가장 빠르다는 판단에서다.

다양한 분야의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언뜻 예산이 빠듯해 보이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투자는 앞으로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무차입 경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2조4천억 원 넘는 투자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출범한 신생 CDMO기업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애초 인수합병을 토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사들이는 데 약 2100억 원을 투입해 올해 초 인수를 마무리했다.
 
바이오 투자 '기본이 조 단위', 삼성 SK 롯데 셀트리온 인수하고 공장 짓고
▲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예상 디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

향후 시러큐스 공장에 수백억 원을 더 투자해 생산 품목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공장보다 훨씬 더 큰 공장을 국내에 짓는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약 3조 원을 투자해 대형 바이오의약품 공장 3개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무대는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이 밀집한 송도를 선택했다.

첫 번째 국내 공장은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준공하고 2027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정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런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30년 연 매출 1조5천억 원, 글로벌 톱10 CDMO기업 진입 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인수합병에만 수조 원을 투입한다는 과감한 전략을 수립했다. 

최근 셀트리온그룹 경영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인수합병 재원 4조~5조 원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약개발 플랫폼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난해 셀트리온 연결 기준 매출은 2조3천억 원대였다.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와 함께 신약을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회사의 2년치 매출에 버금가는 금액을 투자하는 셈이다.

서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40%를 신약에서 내겠다”며 개인 자산까지 인수합병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다짐했다. 
 
바이오 투자 '기본이 조 단위', 삼성 SK 롯데 셀트리온 인수하고 공장 짓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3월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수합병을 비롯한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이런 대규모 재원 중 일부는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의 바이오 자급 정책방향에 맞춰 현지에 셀트리온 생산시설 일부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까닭을 두고 ‘지금이야말로 적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바이오산업 경쟁이 점점 더 심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들이 세계 경제 위기로 자산 가치가 하락한 현재 인수합병 등을 단행할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4월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기업들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만료에 직면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확보해야 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데이터 및 신기술에 접근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하락과 기업공개시장 하락은 구매자 시장을 형성해 특히 대기업들이 인수합병 거래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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