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025년 8월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성장펀드 민관 공동위원장 올라
서정진이 국민성장펀드의 민간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됐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150조 원을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가 2025년 12월11일 공식 출범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국민성장펀드 출범식 및 제1차 전략위원회'를 열고 펀드 투자 구조와 의사결정 체계를 공개했다.
펀드 운용 전략 전반을 자문하는 민관 합동 전략위원회는 서정진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으로 중책을 맡았다.
서정진은 “국민성장펀드는 성장의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성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국가프로젝트”라며 “민간에서 축적한 경험·데이터·글로벌 네트워크를 국가전략으로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전후방기업 등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성장·일자리 창출 등이 실질적으로 나타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가치 제고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을 지속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5년 들어 12월 초까지 모두 아홉차례에 걸쳐 약 85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약 9천억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했다.
셀트리온 주식 매입은 대주주를 포함해 전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서정진은 2025년 7월 약 500억 원,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약 500억 원 규모로 셀트리온 주식을 매입했고, 셀트리온 임직원들도 약 400억 원 규모의 우리사주를 매입했다.
셀트리온은 2024년에도 여섯 번에 걸쳐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으며 규모는 총 5360억 원이었다.
셀트리온은 이미 같은해 4955억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의약품 관세 불확실성 벗어나
서정진은 현지에 생산시설을 인수하며 미국 의약품 관세 문제 해결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2025년 11월11일 글로벌제약사 일라이릴리 생산시설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모두 마쳤다.
2025년 7월 미국에 있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입찰에서 글로벌 기업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4개월 만이었다.
해당 시설은 수년 동안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왔다.
셀트리온이 공장 인수를 마무리하면 미국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한꺼번에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셀트리온 주력 제품들을 현지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어 해당 제품들에 대한 의약품 관세를 완전히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일라이릴리의 CMO 계약 물량을 이어받는 만큼 즉각적 수익 창출도 가능해진다.
서정진은 셀트리온이 향후 출시할 제품과 기존 위탁생산(CMO)물량을 함께 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빠른 증설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셀트리온은 공장 인수와 초기 운영비용으로 7천억 원을 투입한 데 이어, 증설에 7천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미국 공장 인수에 총 1조4천억 원을 투입하게 됐다.
△합병 효과 마무리, 실적 회복세 접어들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실적 정상화 국면에 진입했다.
서정진도 2025년 4분기부터 실적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서정진은 2025년 11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2025년)4분기 매출은 3분기와 비교해 30% 이상 성장할 것이고 영업이익률은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60억 원, 영업이익 3010억 원을 거뒀다. 2024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44.9% 증가한 것으로 역대 3분기 매출 중 최고 실적을 냈다.
수익성 높은 신규 제품군이 실적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를 비롯한 고수익 제품 매출 비중이 전년 같은 기간 42%에서 54%로 확대되며 영업이익률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합병 과정에서 투입됐던 비용부담도 줄어들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높은 원가 재고가 소진되면서 원가구조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후속 바이오시밀러 출시 및 글로벌 시장 확장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 3분기를 기점으로 합병 영향이 크게 해소되며 정상화된 매출원가율과 영업이익률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말에도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수익성 높은 신규 제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인 만큼, 매출 성장과 실적 개선을 한층 가속화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4조1042억 원, 영업이익 1조99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123.3%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 셀트리온의 실적 추이.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미국 시장 확장 더뎌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 매출 성장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5년 짐펜트라로 매출 115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셀트리온이 2025년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놓은 짐펜트라 연매출 7천억 원에서 한 차례 낮춰잡은 3500억 원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서정진은 짐펜트라의 빠른 안착을 자신했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4년 8월2일 미국 3대 처방약 급여 관리회사(PBM)인 익스프레스스크립츠, 옵텀RX, CVS헬스 등과 각각 짐펜트라 등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짐펜트라의 3대 PBM 처방집 등재 협상이 지연되면서 실적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서정진은 2025년 11월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짐펜트라가 미국 3대 PBM 가운데 2개 사보험 처방집 등재가 완료됐지만 한 곳은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짐펜트라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로 변형한 바이오베터(개량신약)로 유럽 등에서는 램시마SC로 출시됐다.
미국에서는 신약 허가를 받아 2024년 3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서정진은 이를 놓고 2024년 9월26일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출시 초기부터 매출 확대 기반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2024년 하반기 TV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광고를 시작하면 2024년 미국 매출 목표 2500억 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이 충만했다.
서정진은 짐펜트라의 성공적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출시 이전부터 미국으로 넘어가 공을 들여왔다.
서정진은 2024년 셀트리온 주주총회 일정이 미국 출장과 겹치면서 주총 참여는 화상으로 대신했다.
짐펜트라의 미국 시장 조기 안착은 서정진의 셀트리온 중장기 목표와 맞닿아 있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미국에서 처음 내놓는 신약이다.
애초 램시마SC는 유럽에서 바이오베터(개량 바이오의약품)로 판매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이 허가 협의 단계부터 제품의 차별성을 인정해 신약 허가 절차를 권고했다.
짐펜트라는 피하주사 제형과 투여법에 대한 특허를 통해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정진이 ‘2030년 매출의 40%를 신약으로 내겠다’는 공언을 실현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은 셈이었다.
특히 서정진은 짐펜트라의 미국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보였다.
서정진은 앞서 2023년 10월25일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짐펜트라를 통해 미국에서 3년 안에 3조 원까지 매출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사실 이 제품을 놓고 보면 최대 7조 원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넘어 신약 개발사로 도약
서정진은 셀트리온을 신약 개발사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서정진은 2025년 1월1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세계 신약 개발사로 탈바꿈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고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정진은 2025년을 기점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인 신약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5년 10종 이상의 신약파이프라인을 2027년 임상 단계 10종을 포함해 20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외부 협력도 적극적으로 병행한다. 도입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의 다양성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셀트리온의 신약 파이프라인에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후보물질 5종도 포함돼 있다. 이들 후보물질은 FcRn(태아Fc수용체) 타깃 단백질 물질을 비롯해 삼중항체 플랫폼,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공간전사체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비만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기존 2중, 3중 작용제를 넘어 4중 작용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 상장으로 100조 원 규모 펀드 조성 구상
서정진은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해 마련한 자금으로 100조 원 규모 이상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서정진은 2024년 1월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셀트리온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서정진은 “셀트리온그룹 지주사를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상장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비상장사다. 서정진이 2025년 9월 말 당시 기준 98.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서정진은 셀트리온홀딩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동안 지주사를 ‘투자사’로 전환하겠다고 언급해온 발언을 구체화한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서정진은 2023년 8월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셀트리온홀딩스도 상장을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서정진은 같은 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마치고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하면 셀트리온홀딩스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는 투자 회사로 만들 것”이라며 “셀트리온홀딩스 자체 자금과 기관투자자(LP)들을 모아서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만들고 대한민국을 바이오 산업 강국으로 키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출범
서정진은 셀트리온의 기존 노하우를 활용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했다.
서정진은 2024년 12월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자회사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셀트리온의 100% 자회사로 자본금 100억 원 규모로 신설됐다.
서정진은 새로운 생산시설을 통해 그동안 셀트리온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하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바라봤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신약 후보물질 선별부터 세포주 및 공정 개발, 임상시험 계획, 허가 서류 작성, 상업 생산까지 의약품 개발 전 주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서정진은 2025년 11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 이중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CDMO 사업의 주체는 셀트리온이 맡고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은 영업과 고객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 합병 무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이 2024년 8월 실패했다.
서정진은 경영에 복귀하며 ‘통합 셀트리온’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의 합병 무산으로 통합 셀트리온은 장기과제로 남게 됐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이사회는 2024년 8월16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과 관련해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특별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두 회사 이사회가 최종적으로 합병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서정진은 앞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은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의지를 밝히며 각 회사의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별위는 2024년 7월31일부터 8월14일까지 보름간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주주설문조사를 포함해 회계법인의 외부 평가, 글로벌 컨설팅회사가 참여한 내부 평가 등을 진행했다.
특별위는 합병 시너지를 비롯, 재무적·비재무적 위험 요소, 자금요소, 사업성 요소, 주주의견 등 5개 항목으로 나눠 합병 추진 타당성을 검토했다.
주주 설문조사에서 셀트리온 주주 다수는 반대를, 셀트리온제약 주주 다수는 찬성 의견을 냈다.
양측 의견이 엇갈리면서 최종적으로 합병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서정진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추진해 온 3사 통합 셀트리온 설립도 미뤄지게 됐다.
서정진은 2023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당시 두 회사의 합병을 1단계로 하고, 이후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을 2단계 합병대상으로 설정해 단계별 합병계획을 내놨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23년 12월2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면서 1단계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서정진은 3사 합병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이를 바탕을 글로벌 대형 제약사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왔다.
구체적으로 셀트리온은 개발부터 판매까지 사업구조를 일원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군을 빠르게 늘려 2030년까지 매출 1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 매출의 40%는 신약으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한 매출 확대 성과를 기반으로 주주친화 정책도 내놨다. 셀트리온은 이익의 30% 수준까지 현금배당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그룹은 2020년 9월25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그룹은 3사 합병에 앞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출자해 지주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한 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셀트리온의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지닌 셀트리온스킨큐어 등을 차례로 합병해 지주회사체제를 확립하기로 했다.
이후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2021년 말 합병에 성공했다. 하지만 세 번째 단계인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합병에 실패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회사가 정한 한도 이상으로 행사해 합병이 무산됐다.
△셀트리온3사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복귀
서정진은 전문경영인체제 구축을 위해 셀트리온그룹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2023년 복귀했다.
셀트리온그룹은 2023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정진을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했다. 각 기업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서정진은 이사회 공동의장에 올랐다.
앞서 서정진은 2020년 말 내부적으로 은퇴했고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셀트리온 3사 이사회에서도 물러난 바 있다.
셀트리온 측은 그룹 안팎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아 서정진에게 한시적 경영 복귀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의 미국 출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집합)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한 신약개발, 셀트리온 3사 합병을 비롯한 중요 현안들과 관련해 서정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시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경제위기뿐 아니라 전략제품 승인 및 출시, 신약 후보물질 확보,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이 절실히 필요해 이사회에서 일시 경영 복귀를 적극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원격의료로 헬스케어 사업 도전
서정진은 셀트리온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헬스케어 사업 개척에 집중했다.
서정진은 2020년 10월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20’에서 “은퇴한 뒤 2021년 1월부터 스타트업 모임에 참여하겠다"며 “19년 전 창업한 정신으로 돌아가 ‘유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헬스케어란 ‘유비쿼터스 헬스케어’의 줄임말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격 의료기술을 활용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서정진은 특히 혈액검사를 활용한 원격의료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다.
원격의료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다양한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2022년 글로벌 컨설팅 EY와 인터뷰에서 “세계 모든 세미나에서 원격진료, 인공지능(AI) 원격진료를 이야기하지만 검사데이터가 없는데 의사가 어떻게 원격진료를 하고 의사가 원격진료를 못하는데 어떻게 인공지능이 원격진료를 하겠냐”며 “이제는 거기에 누군가는 또 도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셀트리온은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개발을 시작했다.
서정진은 코로나19 치료제를 국내에서는 원가에 판매하겠다고 했다.
그는 2020년 11월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국의 글락소소미스클라인(GSK)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치료제는 400만~450만 원 정도인데 셀트리온은 한국에서는 원가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미국의 10분의 1 가격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해외에서는 경쟁사보다는 저렴하지만 국내 공급가 보다는 높은 가격에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셀트리온은 2021년 9월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품목허가를 받아 공급을 시작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유럽과 미국에서도 품목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2022년 2월24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에 대한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렉키로나 신규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셀트리온은 폐에 직접 약물로 주입할 수 있는 흡입형 렉키로나 등 신규 치료제 개발에 나섰으나 2022년 6월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중단했다.
△제약바이오산업에 40조 원 투자하는 ‘비전 2030’ 발표
서정진은 2019년 5월16일 ‘2030년까지 제약바이오 산업에 40조 원을 투자하고 1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성장 로드맵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인천시 송도를 거점으로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25조 원을 투자해 2세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20개 이상을 개발해 신약개발의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연간 100만 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하고 매년 1억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구축해 세계 1위 규모의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데 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밖에 유헬스케어(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사업에도 10조 원을 투입한다.
헬스케어 사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의료데이터와 인공지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진단기기의 개발과 생산에도 나선다.
셀트리온은 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1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진은 지역 기반의 바이오밸리를 조성해 원부자재를 국산화하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등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바이오 업계의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세워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
서정진은 셀트리온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옛 드림E&M)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자전차왕 엄복동’ 등에 투자했다. 특히 2019년 개봉한 ‘자전차왕 엄복동’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투자, 제작, 배급을 모두 맡아 150억 원을 투입했으나 흥행에 참패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손익분기점인 관객 300만~400만 명에 크게 못 미친 1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서정진은 2019년 2월26일 무대인사에 참석해 “돈을 벌자는 게 아니고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두 가지 이유로 투자를 했는데 첫 번째는 감독과 배우의 열정이었고 두 번째는 자전거 경주로 앞세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자전차왕 엄복동’의 실패 이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주로 드라마에 집중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드라마로는 2019년 방영된 SBS 드라마 ‘배가본드’가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은 13%였다. 배가본드 제작에는 250억 원이 투입됐다.
이 밖에 2023년 KBS 드라마 ‘비밀의 여자’,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모범가족’, 2022년 JTBC 드라마 ‘디 엠파이어:법의 제국’, 2021년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괴물’ 등을 제작하며 드라마 라인업을 확장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서정진이 엔터테인먼트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셀트리온스킨큐어 사업과 시너지를 노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PPL(간접광고) 형태로 셀트리온스킨큐어의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제품이 등장하는 방식의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21년 전문경영인체제 전환
서정진은 셀트리온을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하고 편법으로 지분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정진은 2019년 1월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말에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나중에 지분은 아들에게 물려주겠지만 2021년부터 셀트리온그룹의 경영은 전문가의 손에 맡기겠다고 했다.
서정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은퇴에 앞서 셀트리온을 개발과 생산, 유통, 판매를 모두 할 수 있는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며 셀트리온이 나아가야 할 5단계 로드맵을 공개했다.
로드맵에는 1단계 자체 기술력 확보, 2단계 의약품 개발역량 확보와 제품 라인업 확대, 3단계 상업화와 글로벌 임상 진행, 4단계 생산기지 다원화, 5단계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 등이 담겼다.
서정진은 2019년 1월 기준으로 셀트리온이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9~2020년 2년 동안 해외로 생산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직판체제를 구축하는 다음 단계 목표에 도전하고 2020년 말에는 미련 없이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약속대로 서정진은 2020년 말 내부적으로 은퇴했고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셀트리온 3사 이사회에서도 물러났다.
다만 2023년 경영에 복귀하며 공언(공개적 발언)은 결국 공언(빈말)이 돼 버렸다.
또한 그의 아들
서진석은 2023년 12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통합 이후 통합법인 셀트리온의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서정진이 강조해온 전문경영인체제 원칙은 는 일부 현실과 거리가 생겼다.
셀트리온은 2025년 12월 현재
서진석,
기우성,
김형기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바이오벤처 최초로 준대기업으로 지정돼
셀트리온은 2016년 3월 바이오벤처로는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자산 5조 원을 넘어 ‘상호출자 제한, 채무보증 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계열사 사이 상호출자와 신규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채무보증 등에 관한 32개 법령, 78개의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특히 셀트리온은 판매 업무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담당하는 것이 ‘일감 몰아주기 관련 규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대기업집단으로 함께 규정된 카카오 등을 놓고 대기업집단 지정이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 자산 기준이 10조 원으로 높아지면서 셀트리온과 카카오 등이 규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게 됐다.
2019년부터 결국 셀트리온도 공시대상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공시대상 대기업집단은 자산 5조 원 이상 10조 원 미만의 '준대기업집단'을 일컫는다.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와 계열사 현황 및 거래내역 공개 등에서는 실질적으로 대기업집단에 준하는 규제를 받는다.
△셀트리온스킨큐어, 화장품 사업 도전장 결과는 부진
셀트리온은 화장품 분야도 투자해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로 의사, 제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연구개발에 참여한 제품을 의미한다.
셀트리온 계열사 셀트리온지에스씨는 2013년 화장품기업 한스킨을 인수해 2015년 말 회사 이름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바꿨다.
2016년에는 셀트리온지에스씨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하며 주력 사업을 의약품 도매업에서 화장품 제조업으로 변경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보면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영업적자 규모는 2018년 172억 원, 2019년 130억 원, 2020년 70억 원, 2021년 127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도 108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2025년 1분기부터 3분기 누적으로 영업손실 약 44억 원을 봤다.
서정진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구원투수로 2017년 10월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에 올랐지만 셀트리온스킨큐어 실적 개선에 실패했고 결국 2019년 초 셀트리온으로 되돌아왔다.
서진석 의장이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에서 사임한 뒤 셀트리온의 화장품 사업 축소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 정직원은 2018년 135명에서 2025년 3분기 108명으로 줄었다.
△셀트리온 설립
서정진은 셀트리온을 창업해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으로 일궈냈다.
1983년 서정진이 첫 직장인 삼성전기에 입사했다. 당시 손병두 제일제당 이사의 눈에 들어 손 이사가 한국생산성본부로 옮겨갈 때 함께 이직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대우차 컨설팅을 하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을 만나 1991년 34세의 나이로 대우그룹 임원으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가 닥치고 대우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결국 해체되자 경영혁신 임원으로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나왔다.
서정진은 당시 대우자동차에서 전략실 고문으로 일하고 있었다.
1999년 12월31일 사표를 쓰면서 “회사 수뇌부의 일원으로서 경제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퇴직금도 포기하고 나왔다가 장모에게 “뭘 먹고 살려고 하느냐”는 핀잔을 듣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1999년 대우차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넥솔'을 설립해 2000년 회장에 올랐으나 무엇을 할지 명확한 방향은 정하지 않았다.
창업멤버 중에 생물학 전공자가 없었으나 바이오가 유망하다는 판단에 바이오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서정진은 1년 동안 40여 개국을 다니면서 외국의 유명 바이오 연구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최신 동향을 파악했다.
수백 권의 의학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지식도 쌓았다.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하고 인천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세웠다.
앞서 미국 바이오기업 벡스젠과 KT&G로부터 2000년 초반 투자를 이끌어내 사업기반을 마련했다.
2005년 셀트리온을 주식시장에 상장했고 2009년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이후 셀트리온은 창립 10년 만인 2012년에 세계 최초로 인플릭시맙 성분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며 바이오 업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셀트리온은 2018년 2월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