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월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과 후쿠시마 오염류 방수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두 정상이 한일 관계 개선에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일본 국민이 수단에서 대피하는 데 한국이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24일 일본인이 수단에서 철수하는 과정에 우리나라가 제공한 협조에 감사를 표시했다”며 “철수 과정에서 이뤄진 양국의 협력은 달라진 한일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한일 간 비우호적 조치였던 무역제재 조치와 강제동원 배상 등의 문제가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대표적 비우호적 조치였던 소위 화이트리스트의 원상회복을 위한 절차들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지난 3월 방일을 계기로 전경련과 경단련이 설립하기로 합의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도 정식 출범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한일 미래세대 교류 확대를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반도체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저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우수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함께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공조를 강화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개최될 세계 주요국 정상회의(G7)에서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정상이 소통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3자 정상회담 등 한미일 3국 정상의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 11월 프놈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북한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실현 방안에 관해 당국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앞으로도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합의도 발표됐다.
윤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며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은 물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을 말씀드린다”고 화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비롯한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방일했을 때 1998년 10월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사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 덕분에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었다고 추켜세웠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6일 발표된 조치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을 열어준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피해자를 향해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일을 하게 돼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일 양국 사이에 많은 역사적 문제들이 있지만 미래를 위해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지도자로서 책무라고 인식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 간에는 수많은 역사가 있지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국제정세를 보더라도 양국 간 협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주요한 동맹국”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19~21일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시다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위령비를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