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5-02 16: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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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SG(소시에테제네랄)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관련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그룹 계열사 키움증권에 불똥이 튀고 있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본인의 ‘직’을 걸고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지만 의혹이 쉽게 해소되지 않으면서 키움증권은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올해 내 초대형 투자은행(IB)로 발돋움하려던 계획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SG(소시에테제네랄)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관련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2일 키움증권은 SG증권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라덕연 대표를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주가조작을 하거나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기업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며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이 '하한가 사태'에 휘말려 주가가 폭락한 다우데이타 주식을 폭락 직전 지분을 대규모로 매도한 데서 불거졌다. 시장에서는 김 회장이 주가조작에 연루됐을 가능성이나 키움증권의 내부정보가 제공됐을 가능성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해당 주식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며 “키움증권이 주가조작을 하거나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됐다는 주장은 모두 허위사실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김 회장이 주가조작에는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이번 매각으로 600억 원을 확보한 점을 언급하며 도의적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키움증권 주가도 다른 증권주 대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 주가는 4월19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해 전부 12.2%(1만2900원) 내렸다. 같은 기간 KRX증권 지수 수익률(-4.6%) 대비 부진한 성적을 냈다.
갈 길 바쁜 키움증권도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 키움증권은 올해 내 초대형IB 지정 뒤 발행어음 시장 진입을 목표로 회사전체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IB는 증권사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통해 기업금융 분야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초대형IB에 지정되면 증권사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발행어음’을 통해 효과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최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키움증권은 초대형IB 지정의 기본 조건인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조건을 충족한 상태로 초대형IB 전담 조직을 설립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논란으로 김 회장이 수사선상에 올라간다면 인가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대주주 적격성 여부나 기관 경고 등 인가가 지체될 만한 요인이 새로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금융당국이 금융사 대주주의 위법 사실 등을 고려해 주주 자격을 심사하는 제도인데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다우기술로 키움증권의 지분 41.2%를 들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앞서 미래에셋증권이 2017년 7월 초대형IB로 지정된 뒤 ‘일감 몰아주기’ 의혹, 외국환거래법 위반 지적 등에 발행어음 인가가 늦어진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후 4년이 지난 2021년 5월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초대형IB 인가에서 자기자본 요건은 기본 요건일 뿐 증권사 평판 등 금융당국의 정성적 평가가 포함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