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기술력으로 모듈러 공공주택 수주를 자신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그동안 쌓은 공장건설제작(OSC)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공 모듈러 주택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초 고층 모듈러 건축물인 13층 경기행복주택사업을 마무리 짓고 있다. 모듈러 공법으로 짓는 단일 건축물로는 최대 규모인 가리봉동 청년주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홍 대표는 기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나올 모듈러 공공주택 수주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서 모듈러 공공 주택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주택공사는 상반기 모듈러 주택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도 1~2건 정도의 모듈러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스마트건설 활성화건설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공장제작건설 활성화를 위해 공공주택 발주물량을 2023년 1천 세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2020~2022년 한 해 평균 460세대 규모였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수치다.
특히 공장제작건설 주택 인정제도의 인정대상을 주택에서 공장제작건설 수요가 높은 기숙사, 오피스텔 등 준주택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주거성능, 시공기술 등 핵심기술 고도화를 위해 중고층(20층), 3베이(bay) 이상 프로젝트를 실증사업으로 진행한다.
공장제작건설은 탈현장화라고도 불리며 모듈러공법의 핵심기술로 평가된다.
공장제작건설은 주요 부재나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건설방식을 말한다. 모듈러 주택은 전기·수도 설비, 마감재 등 전체 건축물의 70~9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표준화 규격화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이축이나 재설치가 용이하고 재활용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사장 분진이나 폐기물 배출이 적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다.
정부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모듈러 건축 중고층화 및 생산성 향상’ 연구개발을 통해 공장제작건설을 통한 모듈러 건축 기술 고도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물이 현대엔지니어링이 진행하고 있는 경기 용인 행복주택사업이다.
용인 행복주택은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에 지상 13층, 전용면적 17㎡ 102세대, 37㎡ 4세대 등 총 106세대 규모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21년 수주해 올해 5월 준공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추진하는 가리봉동 청년주택사업도 2021년 6월 따냈다. 가리봉동 청년주택은 12층, 246세대 규모의 중고층 모듈러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내에서 모듈러공법으로 건설하는 단일 건축물 가운데 최대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는 최대 규모 모듈러 주택과 가장 높은 13층 모듈러 주택 사업을 진행한 실적을 바탕으로 모듈러 주택사업 확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건축법상 12층 이하 건물과 13층 이상은 내화 기준이 다르다. 12층 이하는 불이 나면 2시간 동안 주요 구조부가 열을 견뎌야하지만 13층 이상부터는 3시간으로 기준이 강화된다.
내화 기준은 13~49층까지 동일하기 때문에 13층 모듈러 주택 기술을 상용화하면 49층까지 확장할 수 있다. 고층 모듈러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국토부가 20층 이상의 중고층 모듈러 주택을 짓는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술력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건축물은 층수가 높아짐에 따라 하중이나 바람 등 외부환경에도 견뎌야 한다. 모듈러 구조물은 특별히 더 수준 높은 구조설계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 구조물의 내진성능을 높인 건설신기술(제770호)을 비롯해 특허 11건 등 다양한 관련 기술을 축적해 왔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토지주택공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모듈러 건축 중고층화 및 생산성 향상 기술개발’, ‘공장제작건설 기반 공동주택 생산시스템 혁신기술 개발’ 등 다수의 공장제작건설 국책 연구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 규모는 2022년 1757억 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2500억 원으로 커지고 2030년에는 2조 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을 지속 연구·개발해 국내 모듈러 건축분야를 이끌겠다”며 “올해 발주가 나오는 공공 모듈러 주택 수주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