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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DNA' 롯데온, 나영호 '디지털 백화점'으로 쿠팡 네이버와 차별화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4-28 14: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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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이 롯데온에 ‘백화점 DNA’를 이식하고 있다.

나 대표는 롯데온에 전문관 체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모두 백화점업계가 핵심 상품기획(MD) 역량으로 강조하는 카테고리라는 점이 특징이다.
 
'백화점 DNA' 롯데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30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나영호</a> '디지털 백화점'으로 쿠팡 네이버와 차별화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이 롯데온에 백화점 DNA를 이식하고 있다. 고급화 전략을 통해 다른 이커머스와 차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이 수십 년 동안 다져온 노하우를 그대로 온라인에 이식해 다른 쿠팡과 네이버 등 이커머스 강자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28일 롯데온의 지난 1년 동안 움직임을 살펴보면 전략 전면에 버티컬커머스를 지향하는 전문관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여겨진다.

버티컬커머스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오늘의집(가구·인테리어), 무신사(남성패션), W컨셉(여성패션), 컬리(신선식품) 등은 모두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버티컬커머스다.

롯데온은 전문관을 ‘온앤더(On and the)’라는 시리즈로 묶어 선보이고 있다. 롯데온(On)이 특정 상품군을 소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일 먼저 문을 연 전문관은 2022년 4월 선보인 온앤더뷰티다. 이어 온앤더럭셔리와 온앤더패션을 연달아 선보였고 최근에는 온앤더키즈도 열었다.

이 전문관들이 다루는 영역은 모두 달라 얼핏 보면 공통점이 안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백화점업계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뷰티와 명품, 패션은 백화점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품군이다. 백화점을 가면 대부분 1층이 뷰티나 명품으로 채워져 있고 2~4층을 패션이, 4~5층을 유아동이 차지하고 있다.

매장 입구부터 시작해 고객의 동선이 이어지는 곳곳에 핵심 상품군을 진열하는 것은 백화점업계의 기본이다. 백화점을 대표하는 상품인 만큼 그만큼 매출 비중도 높은 편인데 이들에게는 ‘백화점 제품’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도 따라나온다.

나영호 대표가 이러한 상품군을 중심으로 롯데온에 전문관을 만드는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 백화점업계가 가진 고급 DNA를 롯데온에 들여와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롯데온에 따르면 나 대표는 실제로 내부 임직원들에게 플랫폼을 '쇼핑의 욕망을 자극하는 Digital Department Store(디지털 백화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롯데온에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는 롯데백화점의 노하우와 역량을 그대로 롯데온이 전수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은 40년 넘게 국내에서 백화점사업을 펼쳐왔기 때문에 고급 제품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고 있다.

물론 롯데온은 온라인 기반 플랫폼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DNA를 보유한 롯데백화점의 노하우를 모두 적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롯데백화점이 어떤 기준에서 브랜드를 고르고 상품을 들여오는지 정도는 쉽게 배울 수 있다.

이는 ‘검증된 제품’을 믿고 사는데 돈을 지불하려는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끌어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과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효과다.

롯데온은 나영호 대표 체제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갈팡질팡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통 플랫폼을 한 데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지향했지만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는 오픈마켓 시장도 동시에 공략했다.

이 전략은 롯데온의 영향력을 조금 높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롯데온만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롯데에 이로운 판단은 아니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부터 전문관 체제로 변신하면서부터는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롯데온이 여러 상품을 뒤죽박죽 섞어 놓은 잡화점과 같은 이미지였다면 현재는 백화점 못지 않는 전문관을 갖추고 있을뿐 아니라 대형마트의 기능도 겸하면서 동시에 오픈마켓의 실용성도 확보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커머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롯데온이 이제야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는 것 같다”며 “백화점 DNA를 가져와 고급화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시도는 중장기적으로 플랫폼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 대표의 전략이 롯데온의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지는 앞으로 살펴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롯데온은 지난해 6월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소비자 조사에서 낮은 인지도가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오픈서베이는 어떤 쇼핑몰을 1순위로 이용하느냐고 질문했는데 롯데온을 선택한 응답자는 0.8%에 불과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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