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랜드 부사장 선임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성규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소병기 전 강원랜드 리조트본부장으로 후보가 압축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이삼걸 사장과 동거가 주목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4개월 넘게 비어있던 강원랜드 부사장 자리가 곧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임원 자리는 정치권의 논공행상 성격이 짙어 현정부와 가까운 인사가 부사장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이삼걸 사장과 불편한 동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 강원랜드 및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5월 중에 강원랜드 부사장 선임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 전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임한 뒤 강원랜드 부사장 자리는 그동안 공석이었다.
강원랜드는 3월 중순 부사장 공개모집을 마감했다. 1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이성규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소병기 전 강원랜드 리조트본부장이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됐다.
강원랜드 부사장 선임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모집공고 △서류심사 △면접 심사 △역량평가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결정된다. 현재 대통령실이 인사검증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업계 및 정관계에서는 강원랜드 신임 부사장에 이성규 전 서울경찰청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강원랜드 사장 등 임원 자리는 정치권의 자기 식구 챙기기에 활용되는 사례가 많았기에
윤석열 정부와 가까운 인사가 부사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장
이삼걸 사장이 행정안전부에서 공직생활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2020년 총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뒤 사장에 임명됐으며 심규호 전 부사장도 이광재·심기준 민주당 의원실 비서관 출신이다.
이성규 전 서울경찰청장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전직 고위직 경찰간부 출신 7명과 함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직속 기구인 정권교체동행위원회를 통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전 서울경찰청장 등은 당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문재인 정권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훼손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친북, 친중 노선을 넘어 반미로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등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윤석열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나라 지킴이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성규 전 서울경찰청장은 195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문경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간부후보 28기로 경찰에 입문해 경찰청 정보4과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대구지방경찰청 청장, 경찰청 정보국장 등을 거쳐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뒤 공직에서 물러났다.
문재인정부 때 임명된 공기업 수장들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안팎으로 사퇴압박을 받아 왔다. 이를 고려했을 때 이성규 전 서울청장이 강원랜드 부사장에 선임되면
이삼걸 사장과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삼걸 사장의 임기는 내년 4월7일까지 약 1년가량 남아있다.
더욱이 강원랜드 부사장은 사장을 보좌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실세로 여겨진다. 이성규 전 서울청장의 부사장 선임이
이삼걸 사장에게 더욱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원랜드 부사장은 기획조정실, 안전관리실, 홍보실, 정보보안센터 등 최상위 4개 부서를 직속으로 두고 있으며 복지재단 이사장을 겸직하면서 지역까지 챙긴다.
다만 그동안 사장이 비전문가 출신이면 부사장은 카지노산업이나 관광 전문가를 기용해 균형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소병기 전 본부장의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소 전 본부장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리조트본부장을 지내 강원랜드가 집중하는 비카지노부문의 성장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원랜드 본부장을 지내긴 전에 특1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 호텔 상무, JW매리엇 호텔 상무, 파라다이스 호텔 전무를 역임하기도 했다.
소 전 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선임되면 향후 정치권의 일정을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이삼걸 사장이 정권의 사퇴 압박에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나거나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스스로 사장직에서 내려온다면 공천 전후 친여성향의 인사가 사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부 조직을 다지고 지역과 연대하기 위해서라도 내부 승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강원랜드 노조는 전문성과 빠른 조직 이해를 위해 내부 인사를 부사장으로 선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강원랜드가 출범한 뒤 내부 직원 가운데 부사장으로 승진된 사례는 없다.
소 전 본부장은 강원랜드 임원을 지내긴 했지만 개방형직위 공개모집을 통해 선임돼 근무한 뒤 퇴사했던 만큼 내부 직원 출신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