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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공지능에도 '개인정보 중시' 철학 반영, 챗GPT와 경쟁 안 한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4-25 16: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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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공지능에도 '개인정보 중시' 철학 반영, 챗GPT와 경쟁 안 한다
▲ 블룸버그는 24일 애플이 최근 6개월 동안 사진 등 이미지 처리 기술 전문가를 꾸준히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애플이 1월28일 세계 개인정보 보호의 날을 맞아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개인정보, 그것이 바로 애플이다'라는 문구.  <애플>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서 애플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과 달리 이미지 처리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앞세우는 애플의 기업 철학, 아이폰 등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가 이러한 전략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6개월 동안 사진 등 이미지 처리 기술 전문가를 꾸준히 영입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아이폰과 같은 기기에 적용한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를 활용해 사진 품질을 최적화하고 사용자의 시각 경험을 개선하는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3월에는 인공지능 기술로 영상을 압축하는 기술을 보유한 웨이브원을 인수하는 등 이미지와 비디오를 다루는 분야에 인공지능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움직임을 두고 인공지능 기술을 하드웨어 및 콘텐츠 사업에 보조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에서 사용자가 콘텐츠와 앱을 실행할 때 편의성을 높이거나 품질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며 이와 관련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특히 애플이 이르면 6월에 선보일 혼합현실(MR) 헤드셋에 인공지능 기반 그래픽 처리 기술이 중요하게 사용될 것으로 바라봤다.

애플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 방식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 대부분이 뛰어든 언어생성형 인공지능 대신 시각정보 분야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12년 전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술인 ‘시리’를 자사 기기에 발빠르게 적용했던 애플이 언어 중심의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은 이유를 이러한 사업 전략에서 찾았다.

애플이 궁극적으로 하드웨어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인 만큼 IT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보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이미지 처리 기술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는 애플의 사업 철학도 인공지능 사업 방향성이 다른 빅테크 기업과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팀 쿡 애플 CEO는 오래 전부터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다.

그는 2018년 벨기에에서 열린 개인정보 컨퍼런스에서 “대다수 IT기업들이 개인정보를 모아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게으른 방식일 뿐만 아니라 큰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챗GPT와 같은 언어생성형 인공지능이 학습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애플의 사업 방향을 선택해 온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언어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이 한 단어 다음에 어떤 단어가 뒤이어 나와야 가장 자연스러운 내용을 구성하는지 계산해 단어들을 조합해서 문장 형태로 답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와 최대한 닮은 결과값을 내기 위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방대한 양의 문서를 무차별적으로 학습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자동적으로 수집한 한 사람의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해버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이미 챗GPT와 같은 언어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개인정보 침해 관련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 수립에 나섰다.

우선 유럽연합(EU) 27개국은 관련 규제를 담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의회 의원이자 인공지능 규제법안 발의자인 드라고스 투도라케는 야후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공지능 기술이 개인정보를 어떻게 침해하는지 명확히 알아내야 한다”며 “(유럽연합 차원에서)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와 피해 조사는 유럽 각 국가별로도 진행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3월 챗GPT 서비스를 자국 내에서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며 스페인과 프랑스 및 독일도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개인정보를 침해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개인정보를 침해해 각국 정부가 규제에 나선다면 관련 기술에 투자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기업은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면 애플은 개인정보를 우선시하는 사업 철학을 앞세워 온 만큼 이러한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결국 애플은 챗GPT가 촉발한 언어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열풍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애플이 강점을 가진 사업 영역과 기술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룸버그는 혼합현실 헤드셋의 흥행 여부가 이미지 중심의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해 온 애플의 전략을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러한 사업 전략도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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