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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점포에다 모바일앱 '쉬운모드'까지, 은행들 시니어 고객 챙기기 경쟁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3-04-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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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점포에다 모바일앱 '쉬운모드'까지, 은행들 시니어 고객 챙기기 경쟁
▲ 시중은행들은 고령층 특화점포를 마련하는 등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 개선에도 적극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시중은행들이 금융의 비대면화에 따라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 추진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는 가운데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 개선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아무래도 고령층은 비대면 채널 접근성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떨어지고 여전히 대면으로 업무를 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들어 점포 축소 과정에서 고령층 등의 금융 소외가 발생하는 점을 크게 경계하는 점도 시중은행들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중은행의 노력은 크게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시중은행들은 고령층 고객은 여전히 영업점 방문을 선호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고령층 특화점포를 만들거나 전용 창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 12월에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고령층 고객을 위한 ‘디지털 맞춤 영업점’을 서울 신림동에 열었다.
 
특화점포에다 모바일앱 '쉬운모드'까지, 은행들 시니어 고객 챙기기 경쟁
▲ 고령층 고객에 특화한 신한은행 신림동지점에는 고속도로 위에서 볼 수 있는 주행 유도선과 같은 ‘업무 유도선’이 있다. 입출금 업무로 방문한 고객은 번호표 발행기에서 ‘녹색’ 단순 업무를 선택하고 녹색 유도선을 따라 창구로 이동해 업무를 보는 식이다.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세상에서 가장 쉽고, 단순하며, 편안한 영업점’을 모토로 1년 동안 신림동지점 거래 고객의 빅데이터를 분석했고 여기다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고령층에 최적화한 영업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고령층 특화점포는 내부 인테리어를 고령층 고객 맞춤으로 꾸민 점이 한 가지 특징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 신림동지점에는 고속도로 위에서 볼 수 있는 주행 유도선과 같은 ‘업무 유도선’이 있다. 입출금 업무로 방문한 고객은 번호표 발행기에서 ‘녹색’ 단순 업무를 선택하고 녹색 유도선을 따라 창구로 이동해 업무를 보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전국 영업점에 큰 글씨와 쉬운 말로 구성된 시니어 맞춤 자동화기기(ATM)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 성북구 돈암동과 서울 영등포 등 2곳에서 고령층에 특화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돈암동에 ‘동소문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을 열었고 올해 3월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을 추가로 개설했다.
 
특화점포에다 모바일앱 '쉬운모드'까지, 은행들 시니어 고객 챙기기 경쟁
▲ 우리은행은 서울 돈암동에서 ‘동소문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점포의 가장 큰 특징은 고령층 고객의 만남 및 교육장소로 이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 ‘사랑채’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두 곳 점포는 이 점포는 업무공간뿐 아니라 고령층 고객의 만남 및 교육장소로 이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 ‘사랑채’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 영업점과 비교해 대기석이 안락하고 업무 카운터가 낮다는 점도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은 아니지만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교육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서울 은평구에 있는 역촌노인복지관에 ‘WOORI(우리) 어르신 IT 행복배움터’ 1호점을 열었다. 이곳을 방문하면 반려 로봇, VR기기, 스마트테이블 등의 최신 디지털기기 및 디지털 헬스케어를 경험할 수 있고 태블릿 PC, 전자칠판, 키오스크 등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고령층을 위한 전용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20년 7월 광주지점 안에 고령층 고객을 위한 전용 공간인 ‘시니어 문화아지트’를 마련했다. 하나은행은 이곳에서 고령층 대상 스마트폰 활용 금융교육이나 금융사기 예방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화점포에다 모바일앱 '쉬운모드'까지, 은행들 시니어 고객 챙기기 경쟁
▲ 하나은행 광주지점 안에 설치된 ‘시니어 문화아지트’에는 고령층 고객을 위한 시네마룸도 있다.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또 50여 곳 영업점에 고기능자동화기기(STM)를 배치하고 고령층들이 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담 매니저를 두고 있다. 전담 매니저가 업무를 안내해주고 도와주며 처리하는 덕분에 고령층 고객들의 호응도 높다. 

하나은행은 우체국과 창구제휴를 맺고 있기도 하다. 하나은행 고령층 고객은 우체국 금융창구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이르면 9월 안으로 고령층을 위한 특화 영업점을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는 대형 밴 차량을 활용한 ‘KB 시니어 라운지’ 프로그램이 있다. 사실상 움직이는 영업점인 셈이다.

KB국민은행은 대형 밴 차량을 통해 고령층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복지관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은행업무 처리를 지원하고 고령층 고객 대상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용마경로복지센터를 방문하고 화요일은 구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하는 식이다.

 
특화점포에다 모바일앱 '쉬운모드'까지, 은행들 시니어 고객 챙기기 경쟁
▲ KB국민은행은 고령층의 금융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이동식 점포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점차로 시니어 라운지 운영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고령층의 디지털 활용을 높이는 데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당장 모바일앱에서 큰 글씨와 쉬운 말로 서비스를 안내하는 ‘쉬운 모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1년 11월부터 모바일앱 ‘우리WON뱅킹’에 시니어 세대를 위한 ‘이지 타입’ 보드를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새로 출시한 모바일앱 ‘뉴 쏠’에서 ‘쉬운 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령층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계좌조회, 자금이체(돈보내기), 공과금 내기 등 서비스를 화면에 제시하고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모바일앱에서 고령층이 직접 메인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KB국민은행도 2019년 6월부터 모바일앱에서 ‘큰글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화점포에다 모바일앱 '쉬운모드'까지, 은행들 시니어 고객 챙기기 경쟁
▲ 시중은행들은 고령층 고객 대상 디지털 금융 교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사진은 하나은행 ‘시니어 문화아지트’. <하나은행>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점포 축소에 따른 금융 소외 문제를 막도록 주문하고 있고 고령층 고객 비중도 점차 늘고 있는 만큼 고령층 특화점포 마련 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이 점포를 폐쇄하려면 공동점포, 이동점포 등 대체 점포를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마련했다. 당장 5월부터 이 방안이 적용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행은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점포수를 줄이고 있으나 점포폐쇄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점포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층에게는 점포 폐쇄가 곧 금융소외로 이어질 수 있어 점포폐쇄 과정상 문제점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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