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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국회 위탁선거법 개정 뒷전, 조합장 깜깜이 선거 어쩔 셈인가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3-04-21 15: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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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농협 수협 등 조합장 선거 개혁안이 국회를 다시 떠돌게 됐다. 위탁선거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행정안전위 법안소위 문턱을 넘지 못해서다.

이로써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2020년 7월14일에 발의된 뒤 3년째 표류하는 신세가 됐다.
 
[기자의눈] 국회 위탁선거법 개정 뒷전, 조합장 깜깜이 선거 어쩔 셈인가
▲ 위탁선거법 개정안이 4월20일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며 조합장 선거 개혁이 다시 멀어지게 됐다. 사진은 3월8일 열린 3회 조합장선거 한 투표소 모습. <연합뉴스>

2015년 1회부터 올해 3월 3회까지 치러진 조합장 선거는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치르고 있다. 이를 규정한 법률이 위탁선거법이다. 

하지만 선거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피선거인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해 유권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당연히 현직조합장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행 위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의 합동연설회나 토론회 등 기타 선거운동은 일절 금지돼 투표권을 지닌 조합원들의 알 권리가 제대로 확보되고 있지 못하다. 선거운동기간도 짧고 예비후보자 제도도 없어 신인 후보자가 등장하기 어렵다.

올해 3회 조합장 선거에도 예비후보자 제도는 없었다. 선거운동기간은 2월23일부터 3월7일까지 딱 13일로 1회 조합장 선거와 같았다. 후보자 합동 토론회 및 대담을 열 기회도 여전히 차단돼 있었다.

위탁선거법 개정안의 행안위 법안소위 상정을 앞두고 4월14일에 국회에서 열린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 이후 평가와 개선 방안 모색’ 좌담회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이선신 한국협동조합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합장 선거는 현직 조합장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후보자를 알릴 권리와 기회도 부족하고 유권자의 알 권리도 이에 따라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의 단점은 통계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역조합의 ‘고인물화’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새 얼굴’이 나오기 힘든 제도 아래서 조합 물갈이를 바라는 것도 어렵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자가 1명만 나와 투표 없이 당선된 조합장의 비율은 1회(15.3%)보다 3회(21.5%)에 늘어났다. 농축협에서는 3회 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초선의 비율이 세 번의 선거 가운데 가장 낮은 37.8%로 집계됐다. 

위탁선거법 개정안은 모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의돼 있었는데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된 것이다.

통과하지 못한 이유로 여당과 야당 사이의 정치적 셈법이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특성상 법안 소위를 통과하면 해당 상임위도 쉽게 넘어갈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행안위의 상임위원장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다. 반면 위탁선거법 개정안을 낸 쪽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다.

소관위원회의 차이 때문에 중요도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지웅 좋은농협 만들기 국민운동본부 국장은 20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농협 자체는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관이다”며 “다만 선거법은 농촌과 농업과 관련이 없는 행정안전위원회 아래 있다보니 자꾸 뒤로 약간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행안위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다른 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경향이 있어 다른 법에 계속 밀리는 상황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합장선거는 국내에서 뜨거운 '정치 이벤트'로 꼽힌다. 2015년 시작한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장 선거는 1회 80.2%, 2회 80.7%, 3회 79.6% 투표율로 매번 흥행 중이다. 20대 대통령선거의 투표율이 77.08%로 이에 못 미쳤다.

충북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의 성희롱 영상 사건처럼 지역조합장이 사회적 물의를 빚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 조합장의 퇴출과 지역조합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위탁선거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국회의 자성을 촉구한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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