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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은 어떻게 거물이 됐나, 반문 선봉에서 여당 흔드는 막후로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3-04-14 14: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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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논란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두고 일어난 국민의힘 당내 갈등이 전례가 없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상임고문 해촉 사태로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 목사 사태를 두고 당내에서도 비난 여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문제 당사자인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 없이 쓴 소리를 한 홍 시장을 먼저 쳐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에 전 목사의 영향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전광훈은 어떻게 거물이 됐나, 반문 선봉에서 여당 흔드는 막후로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논란이 4월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의 상임고문 해촉사태로 이어지며 점점 커지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월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정부 때 정권에 각을 세우며 보수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전 목사를 중심으로 한 세력이 탄탄하게 존재하는 만큼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쉽사리 다루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목사는 자신을 둘러싼 여당내 내홍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계속 내놓고 있다.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유튜브채널 ‘너알아TV’ 최근 영상에서 “우리가 애국운동 안했으면 윤석열 대통령은 불가능했다”며 “정권교체 시켜 윤석열 대통령 만들어놨더니 이제 와서 광화문 세력 필요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10일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은 반드시 미국처럼 종교인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는 우파 역사관을 바탕으로 기독교 우파 정치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전 목사는 2007년 예배 도중 신도들에게 공개적으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직접 정치에도 뛰어 들었다. 2008년 기독사랑실천당, 2011년 기독자유민주당, 2016년 기독자유당을 창당하는 등 꾸준히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 전 목사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고 과격한 말을 내뱉는 논란 있는 인물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 2005년 "여신도가 나를 위해 '빤스'를 내리면 내 신자 그렇지 않으면 내 교인 아니다" 발언, 2006년 "여자가 짧은 치마 입고 교회에 오면 내가 들춘다" 발언, 2015년 "메르스가 강북에 못 올라오게 자신이 막고 있다" 발언 등으로 종종 구설에 오른 정도였다.

전광훈 목사의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은 지난 정부 때다. 전 목사는 2019년 광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 집회를 열면서 급속도로 세력을 불렸다. 

이 집회는 수십만 명의 인원을 동원해 미국 뉴욕타임스에 보도가 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당시 울산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 보수진영의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신도와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유도해 올해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를 바탕으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6일 SBS 뉴스브리핑에 나와 "실제로 전광훈 세력이 당에 많이 들어와 있다"며 "당원 가입서 추천자에 전광훈이라고 쓰여 있는데 다 조사해서 출당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4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출될 때 전광훈 목사의 신세를 졌다"며 "앞으로 공천을 할 때도 당원투표에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체제 들어 전광훈 목사를 둘러싼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김재원 최고위원이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라고 희화화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전광훈 목사는 같은 행사에서 자신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에도 미국 강연에서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통일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현재 전광훈 목사의 영향력은 매우 강력하다고 평가된다.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구독자만 너알아TV가 46만2천 명, 너만몰라TV가 29만 명이다. 유튜브 데이터 집계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너알아TV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슈퍼챗(후원기능)으로 12억 원가량을 모아 가로세로연구소, 시사타파TV, 유재일에 이어 국내 채널 중 4위를 기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2일 YTN라디오 방송에서 매주 수만 명을 동원할 수 있는 전광훈 목사의 영향력을 블랙핑크, BTS에 빗대기도 했다. 엄 소장은 "전광훈 목사는 국민의힘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사람"이라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원 수가) 최소 10만 명에서 30만 명 될 것 같다"고 추정했다.

전광훈 목사는 1956년 경상북도 의성군 출생으로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와 대한신학교를 졸업하고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6개월 편목과정을 수료했다. 

1983년 사랑제일교회를 세운 뒤 목회활동을 시작했다. 1998년엔 청교도영성훈련원을 설립하고 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부흥강사로 이름을 알렸으며 2019년에는 개신교단 대부분이 탈퇴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교계 안팎으로 전 목사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개신교 주요 교단은 전 목사에게 이단 논란이 있다며 징계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전 목사의 이단 논란은 2019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나는 하나님 보좌를 딱 잡고 산다",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는다",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다" 등의 '신성모독' 발언을 하며 시작됐다.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회장으로 재임하던 2019년 4월 한기총이 개신교 여러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변승우 목사의 이단 결의를 해제하고 한기총 공동회장으로 임명한 것도 영향을 줬다.

2022년 기준으로 전 목사에 대해 총회의 공식입장을 표명한 교단은 모두 세 곳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는 2021년 전 목사를 '이단성 있음'이라고 판정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도 2021년 전 목사 '집회 참여 금지 촉구'를 결의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은 2022년 목회자로서 적합하지 않은 잦은 언어 사용을 문제 삼아 '집회 참석 금지 권면'을 결정했다.

전 목사가 속했던 한기총은 지난해 말 전 목사에게 자격정지 3년 조치를 내렸으나 이단으로 규정하지 않고 소명기회를 부여했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알박기 논란과 교회 세습 논란도 존재한다.

사랑제일교회는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 과정에서 교회 이주를 거부하며 알박기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장위10구역재개발조합과의 명도소송에서 3심까지 모두 패했음에도 신자들을 동원해 6차례나 강제집행을 막으며 버틴 끝에 지난해 9월 500억 원의 보상금 결정을 이끌어냈다.

다만 최근 전광훈 목사는 교회 이전 부지 축소를 이유로 합의를 번복했다. 이에 따라 장위10구역재개발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는 등 알박기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 목사는 보상금 결정이 나온 뒤 지난해 주일예배에선 사랑제일교회의 모든 대외선교사업을 아들 전에녹 전도사에게 맡기겠다고 말하며 교회 세습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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