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이투자증권은 취약한 국내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원화의 약세를 불러오고 있다고 보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2월말부터 지금까지 달러화 지수가 2.6% 하락하며 유로화(3.2%), 엔화(1.8%)의 가치가 모두 높아졌다”며 “그러나 원화의 가치만 제자리걸음을 하며 보기 드문 원화와 달러의 동반 약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하이투자증권은 취약한 국내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원화의 약세를 불러오고 있다고 보았다. |
원/달러 환율은 3월 이후로 좀처럼 1300원대 밑으로 내려오질 않고 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취약한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방)으로 하반기 국내 경기가 반등할 거란 기대감이 높았으나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10일 반도체 수출증가율이 전년대비 39.8% 줄어들었고 대중국 수출도 3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국내 경기와 무역수지에 핵심인 반도체 및 대중국 수출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내 경기 반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하면 원화가 더욱 약세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는 CME 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5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66.5%)이 동결할 확률(33.5%)보다 약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여기에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원화 추가 약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원화 약세가 멈추기 위해선 우선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