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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가족경영' 어떻길래, 김택진 게임업계 ESG 선두 평가 무색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3-04-11 14: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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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가족경영' 어떻길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0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택진</a> 게임업계 ESG 선두 평가 무색
▲ 엔씨소프트가 가족경영 비판에 직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가족경영’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김택진 대표 부인과 동생의 경영능력에 대한 비판이 나오며 게임업계 ESG 선두주자라는 평가가 무색해지고 있다.
 
11일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전날 엔씨소프트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지회로 출범을 선언하며 △고용안정 △수평적 조직문화 △투명한 평가 및 보상체계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 노조의 비판 가운데 ‘가족경영’에 주목하고 있다.

노조는 “가족경영에 기반한 수직적, 관료적 문화가 엔씨소프트의 핵심가치인 도전정신과 열정, 진정성을 훼손했다”며 “가족경영의 수직 관료적 문화는 실패와 악덕을 덮었고 그 책임과 피해는 직원에게 전가됐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 부인인 윤송이 사장은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엔씨웨스트홀딩스 CEO,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의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엔씨소프트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와 계열사 클렙의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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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노조는 김 대표 부인과 동생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성과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윤송이 사장이 이끌고 있는 엔씨웨스트홀딩스는 2012년 설립돼 ‘리니지2’, ‘길드워’ 등의 북미시장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윤 사장은 2015년 CEO로 선임됐는데 엔씨웨스트홀딩스는 그해부터 6년 연속 적자를 냈고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결국 엔씨웨스트홀딩스는 올해 전체 직원의 20%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김 대표는 2018년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클렙을 설립하고 동생 김 수석부사장을 대표로 앉혔다.

김 수석부사장은 2021년 클렙에서 팬 플랫폼 ‘유니버스’를 선보였다. 당시 국내 팬 플랫폼 시장은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출시한 ‘위버스’와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버블’이 양분했는데 엔씨소프트가 후발주자로 뛰어든 셈이다.

클렙은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확보에 실패하며 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디어유에 유니버스 사업을 매각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김 수석부사장에게 57억38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고 올해 설립한 미국법인 엔씨아메리카LLC의 대표로 선임했다.

사업성과가 뚜렷하다고 보기 어려운 윤 사장과 김 수석부사장이 계속해서 엔씨소프트 경영의 중책을 맡자 화살은 김 대표를 향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김 대표를 향해 윤 사장과 김 수석부사장의 경영참여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윤송이 CSO는 오랫동안 AI기술 연구조직을 이끌었고 최근 미국에서 열린 GDC에서 ‘디지털휴먼’ 기술을 발표하는 등 회사에 기여했다”며 “김택헌 CPO 역시 모바일 시장을 기반으로 한 엔씨소프트의 해외매출 증대를 주도했다”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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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왼쪽)와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

그러나 일각에서는 게임업계 ESG경영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 3월 게임업계 최초로 ESG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그해 8월 ESG경영의 성과와 실천의지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ESG플레이북 2020’을 발간했다. 윤송이 사장은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이다.

현재 국내 게임기업 가운데 ESG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곳은 엔씨소프트 한 곳뿐이다.

오너의 가족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법적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ESG의 지배구조(G)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

엔씨소프트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경영참여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친인척이 아닌 임원이 오랜 기간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도 (임기와 보상 등에서) 같은 결정을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주주와 직원들의 비판에 어떻게 대응할지 게임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노조 설립은 법에서 보장하는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로 직원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며 “회사는 관련 법규와 절차를 충실하게 준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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