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자체 언어모델 개발 눈앞
엔씨소프트가 2023년 하반기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언어모델의 개발을 완료한다.
엔씨소프트의 초거대 AI언어모델은 오픈AI가 출시한 챗GPT 기반의 언어모델 GPT3.5와 같은 175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로 개발된다.
엔씨소프트는 AI언어모델의 개발 완료 전에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 LLM보다 적은 파라미터 수의 언어모델)을 먼저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AI언어모델은 빠르면 2023년 7~8월경 사내 개발 조직에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에서 자체 AI를 개발하는 것은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LG전자 등에 이어 엔씨소프트가 6번째다. 게임 회사 가운데는 처음이다.
엔씨소프트는 AI언어모델을 활용해 디지털휴먼을 고도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디지털휴먼은 사람의 신체구조와 움직임, 목소리 등을 데이터화 해 실제 존재하는 사람같이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과 이런 기술로 만들어진 개체를 말한다.
엔씨소프트는 2023년 3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개발자 콘퍼런스 ‘GDC 2023’에서 신작 ‘프로젝트M’을 소개하며
김택진 대표이사를 콘셉트로 제작한 디지털휴먼 ‘TJ Kim’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는 디지털휴먼에 AI 기술을 적용해 MMORPG 게임의 보스 몬스터나 NPC(이용자가 조종할 수 없는 게임 내 캐릭터)를 생성해낼 수 있다. 기존처럼 미리 입력된 내용으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NPC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설명이다.
엔씨소프트의 AI관련 연구 성과에는 윤송이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여겨진다. 윤송이는 2011년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엔씨소프트에 AI전담 조직을 만들었지만 이듬해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르며 미국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나 윤송이는 미국에서도 AI 관련 연구는 계속했다. 2019년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인간중심AI연구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는데 이곳을 통해 맺은 인적 네트워크도 엔씨소프트의 AI연구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윤송이는 2022년 11월에는 AI와 인류이 미래를 고민하는 철학자, 사회학자, 윤리학자, 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과 AI 기술 및 윤리에 대한 고민을 나눈 대담집 ‘가장 인간적인 미래’를 출간했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AI센터장을 맡고 있던 2018년 3월15일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NC AI 미디어 토크’ 행사에서 “엔씨소프트에 들어오면서 인공지능 조직을 만들라는 미션을 주신 분이 윤송이 사장이다”며 “엔씨웨스트홀딩스 사장으로 미국에 가시기 전까지 조직의 방향성을 잡을 때 가장 많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 연구개발 능력은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 두 분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엔씨웨스트홀딩스, 7년 만에 흑자전환 뒤 다시 적자
엔씨웨스트홀딩스는 2021년 7년 만에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2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엔씨웨스트홀딩스는 2021년 매출 1638억2388만 원, 영업이익 244억6750만 원을 올렸다. 매출은 19.1%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2015년부터 영업손실을 이어오다 2021년 7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난 것이다. 길드워2 매출 증가에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됐다.
다만 2022년에 엔씨웨스트홀딩스는 매출 1614억42만 원, 영업손실 233억6944만 원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5% 줄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윤송이는 2012년 12월부터 북미·유럽 조직의 지주회사로 설립된 엔씨웨스트홀딩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윤송이가 대표에 취임하기 전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북미 지역법인 웨스트엔씨는 누적 적자 700억 원을 냈다.
윤송이가 2012년 8월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은 뒤 구조조정과 길드워2 흥행 등에 힘입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이런 공적을 인정받아 윤송이는 2015년 엔씨소프트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엔씨웨스트홀딩스는 이후 7년 연속 적자와 1년 반짝 흑자와 다시 적자전환을 겪으며 2023년 2월 비개발 직군을 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20%를 해고했다. 2021년 엔씨웨스트홀딩스 CEO로 선임된 제프 앤더슨 대표도 회사를 떠났다.
엔씨소프트는 2023년 미국에 신규 법인 엔씨아메리카LLC를 설립하고 김택헌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을 대표로 앉혔다.
윤송이가 이끄는 엔씨웨스트홀딩스는 ‘길드워2’의 라이브 서비스와 전략 투자를 담당하고 엔씨아메리카는 엔씨소프트 본사의 게임을 직접 북미 시장에 서비스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화여대 AI 전공 명예석좌교수 임용
윤송이는 2022년 3월1일 이화여자대학교 인공지능(AI)융합학부 인공지능 전공 명예석좌교수로 임용됐다.
AI융합학부는 이화여대가 인공지능 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2022년 신설한 학과다. 신입생 40명 중 20%는 인문계열 학생으로 선발해 융·복합 교육을 하고 있다.
윤송이는 2022년 5월14일 'AI 기술의 중요성과 인간 중심 AI 기술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첫 특강을 열었다.
윤송이는 AI 기술의 긍정·부정 활용 사례 소개를 시작으로 AI 기술이 지닌 한계와 문제점, 인간중심 AI를 향한 도약,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 AI 기술 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윤송이는 이날 "AI 기술에 대한 접근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부·학계·기업 그리고 사용자 입장을 비롯한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봐야 한다"며 "AI 기술은 인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시각을 전제로 인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강하는 것이고 또 그렇게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송이는 이전에도 대학 강단에 선 적이 있다. 2001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2005년 이화여대 경영대학 겸임교수를 지냈다.
| ▲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 사장(가운데)이 2023년 4월28일(현지시각)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열린 간담회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 KTV 화면 갈무리 > |
△엔씨소프트 ESG경영 지휘
윤송이는 엔씨소프트의 ESG경영을 이끌고 있다.
윤송이는 2021년 3월 엔씨소프트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위원회는 반기마다 1회 열리며 ESG 전략 및 주요 현안과 관련한 의사결정 사항을 심의한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 8월 게임 업계에서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냈다.
윤송이는 보고서에서 "엔씨소프트는 올바른 방향으로 진정성 있게 함께 나아가는 즐거움을 꿈꾼다"며 "다짐이 잘 지켜지는지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실시한 ESG평가에서 AA등급을 받았다.
이는 2020년 BBB등급, 2021년 A등급에서 상향된 것으로 이번에 받은 AA등급은 같은 산업분야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 및 글로벌 게임사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다.
엔씨소프트는 ESG경영 강화와 정보공개 확대로 2022년 한국ESG기준원(KCGS)이 실시한 ESG 평가에서도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유일하게 종합 등급 ‘A(우수)’를 획득했다.
윤송이는 엔씨소프트가 2012년 창립 15주년을 맞아 설립한 엔씨문화재단(옛 엔씨소프트재단) 이사장도 맡았다. 엔씨문화재단은 어린이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 '프로젝토리' 사업, 장애인을 위한 보완대체소통(AAC) 사업, 동화출판 사업, 교육지원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윤송이는 2022년 10월20일 열린 엔씨문화재단 창립 10주년 행사에서 “이 사업을 운영하며 청소년의 잠재된 창의성을 발견하고 성장시킬 환경을 구축해왔다”며 “그간의 고민과 경험한 결과를 나누고 미래세대 창의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공유하며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일궈내는 데 기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리브랜딩 이끌어
윤송이는 엔씨소프트 미션 변경을 주도했다.
윤송이는 2020년 11월19일 온라인으로 열린 엔씨소프트 타운홀 미팅에서 엔씨소프트의 새 미션으로 ‘푸시, 플레이(PUSH, PLAY)’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뛰어넘다, 상상하다’라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윤송이는 “푸시와 플레이는 기술과 상상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과정이 고객에게 선사하는 즐거움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미션 변경은 엔씨소프트가 게임개발뿐 아니라 IT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게임업계에선 바라봤다.
엔씨소프트의 기존 미션은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이었다. 2008년부터 사용한 미션을 12년 만에 교체했다.
윤송이는 2019년 엔씨소프트에 신설된 브랜드 담당 조직을 이끌면서 2020년 초 기업이미지(CI)를 시작으로 창원NC파크, 판교 R&D센터,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의 온오프라인 리모델링을 지휘했다.
윤송이는 엔씨소프트의 모든 공간이 단순히 기업정보의 일방적 제공이 아닌 엔씨소프트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플랫폼으로 구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 사장이 2023년 3월2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에서 엔씨소프트의 신작 '프로젝트M'을 소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
△엔씨소프트 인공지능(AI) 조직 신설
윤송이는 엔씨소프트의 AI 관련 업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2012년 엔씨소프트에 들어온 뒤 이재준 AI센터 상무를 직접 영입하면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그 뒤 엔씨소프트는 AI랩을 만들었다가 2016년 초 AI센터로 확대했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은 2018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윤송이가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기 전부터 인공지능 사업을 지원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조직이 지금처럼 확장된 데는
김택진 대표이사 사장과 윤송이 대표이사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송이는 2019년 3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설립한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연구원 ‘HAI’ 자문위원을 맡았다. 이런 인적 네트워크는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20년 10월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핀테크 기업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지분 26.81%를 확보하면서 2대주주에 올랐다.
2021년 4월부터는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는 세계적 석학들의 눈을 통해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AI 프레임웍(Framework)' 시리즈에 인터뷰어로 나서고 있다.
윤송이는 HAI 연구소 페이페이 리 소장과 롭 리쉬 부소장, 하버드대 제임스 미킨스·엘리슨 시몬스 교수, MIT 알렉스 번 교수 등과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를 논의했다. AI 프레임웍 시리즈는 평균 조회수가 약 10만 회에 이를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엔씨소프트와 인연 맺은 과정
윤송이는 2004년 3월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엔씨소프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 뒤 2007년 11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과 결혼했다.
2008년 11월 엔씨소프트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으로 합류하면서 회사 운영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 웹서비스 개발스튜디오 ‘오픈마루스튜디오’도 총괄하게 됐다.
2009년 엔씨소프트의 다음(Daum) 인수설이 돌았을 때 윤송이가 포털 사업을 관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택진 대표가 2010년 말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을 추진할 때 윤송이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가 2011년 SK텔레콤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를 인수하는 과정에도 과거 SK텔레콤에 몸담았던 윤송이가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윤송이는 엔씨소프트의 부동산 관련 업무도 총괄했다. 2011년 부동산 투자자문회사 저스트알에 투자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2013년에 완공된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 관련 업무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 윤송이 SK텔레콤 고객지능본부장 상무가 2005년 4월20일 SK텔레콤의 지능형 통신서비스 '1mm' 발표회에서 새로운 서비스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SK텔레콤 시절
윤송이는 2004년 3월 SK텔레콤에 상무로 영입됐다. 당시 기준으로 SK텔레콤에서 최연소 상무였다.
SK텔레콤에서 음성통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커뮤니케이션인텔리전스(CI) 테스크포스팀을 이끌었다. 윤송이는 휴대전화를 비서처럼 쓸 수 있는 ‘지능형 통신’ 개발을 지휘했다. 지능형 로봇 개발을 위해 사내에서 팀원을 공모하기도 했다.
2005년 3월 고객지능(CI)본부장을 맡았다. 같은 해 4월 휴대전화 바탕화면 캐릭터와 대화를 통해 각종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맞춤형 서비스 ‘1㎜’를 출시했다.
당시 윤송이는 “1㎜는 쉽고 사용하기 편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1㎜는 2006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요금이 비쌌을 뿐 아니라 이 기능을 지원하는 휴대전화 기종이 많지 않아 크게 성공하지 못한 서비스로 평가됐다.
2006년에는 SK텔레콤과 구글이 전략적 제휴를 하면서 두 기업이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함께 개발하게 됐다.
윤송이는 2007년 4월 1㎜의 새 버전인 ‘T인터랙티브’를 선보였다. 휴대전화 화면의 뉴스나 날씨 정보가 하루에 2차례 업데이트되고 고객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화면 메뉴를 바꿀 수 있는 서비스였다.
2007년 7월에는 ‘T인터랙티브 V2’를 공개했다. T인터랙티브의 차기 버전으로 위젯 서비스만 우선적으로 내놓은 뒤 2008년에 상용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윤송이는 2007년 12월 SK텔레콤에 사표를 냈다. 그 뒤 SK텔레콤은 2008년 1월 고객지능본부를 해체했다.
△SK텔레콤 입사 전까지
윤송이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에서 역대 최연소 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인으로서는 남녀 통틀어 최연소다.
그 뒤 맥킨지인코퍼레이티드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당시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와이더댄닷컴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와이더댄닷컴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자한 SK그룹 자회사였다. 윤송이는 이곳에서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맡았다.
와이더댄닷컴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인공지능 개발과 관련해 SK텔레콤과 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